
최근 원주 반계리은행나무를 소재로 한 전시를 선보인 (사)아트인강원(AIG)이 이번에는 춘천으로 장소를 옮겨 문학을 테마로 또다른 전시를 마련한다. (사)아트인강원은 12일부터 24일까지 국립춘천박물관 복합문화관 2층 열린전시실에서 ‘친애하는 김유정 선배님’ 타이틀로 한 특별한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문인 김유정의 작품을 현대미술로 재해석한 오마주(hommage) 전시로, ‘문학적 감성을 미적 상상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사)아트인강원 소속 작가들이 김유정의 작품 속 깊은 정서와 이야기를 다양한 조형 형식으로 재해석해 관람객에게 문학과 미술의 ‘통섭(consilience)’을 경험하게 한다.

김유정의 작품은 한국 문학사에서 특유의 해학과 따뜻한 서정으로 독자들에게 사랑받아왔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김유정의 대표작인 ‘동백꽃’, ‘봄봄’, ‘땡볕’ 등에서 느껴지는 서정적 감성을 각자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표현했다. 강유림 작가는 ‘동백꽃’의 마지막 장면에서 느껴지는 알싸하고 향긋한 꽃향기를 장지와 석채를 사용해 표현했으며, 고주리 작가는 ‘땡볕’의 강렬한 태양 이미지를 섬유 재료와 아크릴 물감의 조화로 시각화했다. 김명숙 작가는 바느질과 섬유를 이용해 깊은 산골의 이미지를 표현하며 실의 자유로운 선과 헝클어진 작업을 통해 자연의 깊이와 생동감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또 심선남 작가는 생강나무꽃을 주제로 김유정 작품 속 자연의 이미지를 서정적으로 형상화했으며 빅터조 작가는 김유정의 일화를 바탕으로 영웅을 수호하는 아테나 여신의 방패 ‘Aegis(이저스)’를 형상화해, 김유정에게 닥친 병마와 재앙을 극복하고자 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김유정의 작품이 지닌 감정과 이야기를 현대미술로 새롭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각 작품은 김유정의 이야기와 감정을 새로운 시각적 언어로 변환해 관람객에게 전달하며, 문학과 현대미술이 만나는 지점을 미적 상상력으로 풀어내고 있다.
김병호 (사)아트인강원의 이사장은 “이번 전시는 문학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감동을 만들어내고자 했다”며 “김유정의 작품이 지닌 인간적인 따뜻함과 유머를 현대미술을 통해 재조명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개막식은 12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