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에서 활동 중인 길몽 작가의 네 번째 개인전 ‘비건축도시’가 KT&G 상상마당 춘천에서 오는 19일까지 열린다.
길몽 작가는 사진을 통해 춘천의 변화하는 풍경을 기록해왔다. 이번 전시는 춘천을 집어삼킨 아파트 숲을 주제로 삼아 도시의 획일화된 풍경 속에서도 드러나는 미묘한 차이와 역설적 아름다움을 조명한다. 반복적으로 늘어선 아파트들은 언뜻 단조롭고 차갑게 보이지만 각기 다른 비율과 크기, 형태를 지닌 아파트의 존재감을 세심하게 포착했다. 길 작가는 아파트를 통해 도시화의 속도와 인간 삶의 변화를 드러내며 춘천이라는 지역적 배경을 바탕으로 단순한 건축물 너머의 도시화와 인간 삶의 관계를 탐구했다.

이번 전시는 바닥에 배치되거나 기울여 놓여 기존 전시 형식을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이러한 구성은 관람객이 작품을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 직접 공간 속에서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만든다. 전시장을 거닐며 다양한 각도에서 마주하는 아파트 숲은 익숙했던 도시의 풍경을 낯설게 바라보게 만들며 아파트를 둘러싼 시선의 변화를 느끼도록 유도한다. 길몽 작가는 이를 통해 획일화된 도시 풍경의 단조로움을 비판하면서도 그 속에 스며든 고유한 조형적 아름다움을 조명한다.
길몽 작가는 “아파트를 촬영하게 된 계기는 일률적인 콘크리트 박스 형태의 아파트가 차가운 건축양식 같아 싫었기 때문”이라며 “소양강, 북배산, 하늘, 기와집 골목 등이 어우러진 풍경이 사라지는 게 아쉬워 남은 풍경을 기록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