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민들레의 강인함을 닮은 시, 서예로 꽃피다

양구인문학박물관 ‘민들레의 영토’ 展 다음 달 20일까지
이해인 수녀 시… 강원여류서예가들의 감각으로 재탄생

◇최유진 作 (위에서부터) ‘코스모스 中에서’, ‘민들레의 영토 中에서’

민들레가 척박한 땅을 뚫고 피어나듯, 이해인 수녀의 시가 부채위에서 서예로 되살아났다.

강원특별자치도여류서예가협회와 함께하는 양구인문학박물관 기획전 ‘민들레의 영토’가 다음달 20일까지 열린다.

이해인 수녀의 동명 시집에 실린 작품들을 전통과 현대의 감각으로 풀어낸 이번 전시에는 이상돈, 강정숙, 안미숙, 장미나, 박화자, 황순조 등 60여 명의 회원이 참여했다. 전시는 이 수녀가 전하는 평온함과 따뜻한 위로, 삶에 대한 긍정이 부채위에서 서예의 여운으로 번졌다.

◇박경자 作 (위에서부터)‘어느 수채화’, ‘나의 별이신 당신에게’

박경자 서예가는 ‘어느 수채화’, ‘나의 별이신 당신에게’를 부드럽고 유려한 필획으로 담아 시가 지닌 서정과 아름다움을 전한다. 빗방울이 스며드는 듯 번지는 먹빛은 수채화의 투명함을 닮아, 고요한 여백 속에 별을 향한 그리움과 기도가 피어난다. 서예의 여운은 시인이 노래한 내면의 평화를 고스란히 되살린다. 이현순 서예가는 ‘벗에게’, ‘이별 소곡’을 강렬한 붉은 색조와 단단한 필획으로 담아 인간애와 이별의 여운을 전한다. 선명한 붓놀림은 벗과의 변치 않는 신뢰와 따뜻한 교감을, 절제된 획은 애틋함과 체념이 교차하는 이별의 심리를 드러낸다.

◇이현순 作 (위에서부터) ‘벗에게’, ‘이별 소곡’

이상돈 도여류서예가협회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시인의 순수한 감성과 자연에 대한 따듯한 사랑을 느끼길 바란다”며 “관객들이 잠시나마 세상살이에 지친 마음에 평온한 휴식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경빈 양구인문학박물관장은 “이번 ‘민들레의 영토’ 전시는 이해인 수녀님의 따뜻한 시를 서예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라며 “앞으로도 지역민들이 예술과 인문학을 일상속에서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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