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출신 박동국 작가가 9일부터 14일까지 고성 달홀문화센터 전시마루에서 ‘발길 멈추고 보다(설 악)’를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설악의 풍경을 크라프트지(Kraft Paper)에 먹으로 그려낸 작품과 아르쉬지(Arches)에 수채와 먹의 조화로 채색한 작품 등 100여 점을 선보인다. 31년간의 미술 교사직을 마친 뒤 고성에서 전업 작가로 활동하며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먹과 수채화의 조화를 통해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확장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3호 소품부터 500호 대작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울산바위를 비롯해 토왕성폭포, 대승폭포 등 고성과 설악의 명소를 화폭에 담았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크라프트지에 먹으로 표현한 울산바위를 선보인다. 넓게 드리운 검은 먹선은 길이자 강물, 혹은 삶의 여정을 은유하는 듯 화면을 가로지른다. 먹의 농담이 크라프트지의 거친 질감과 어우러지면서 산세의 입체감과 자연의 생생한 호흡을 살렸다. 거칠지만 담백한 표현은 오히려 설악의 본질을 선명하게 드러내며 관람객들로 하여금 사라져가는 것과 남아 있는 것,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이어지는 삶의 의미를 떠올리게 한다. 박 작가는 먹과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지역의 풍경을 그려내고 강원의 아름다움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표현하고 있다.

박동국 작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비롯해 (사)대한민국수채화작가협회 강원도지회장, (사)한국미술협회 강원도부지회장, (사)한국미술협회 속초지부장 등을 역임했다. 또 ‘2023 올해의 최우수예술가’, ‘강원특별자치도 문화상’, ‘강원미술상’, ‘속초시 문화상’ 등을 수상하며 강원 미술계에서 중견 작가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한편 전시 첫 날인 9일 오후 5시 전시장에서는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