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

“낯선 풍경의 표면에서 익숙한 기억을 보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사진작가 박광린, 여섯 번째 개인전 ‘낯섦과 익숙함’
- 춘천 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9월26~10월1일 개최

◇박광린 作 ‘낯섦과 익숙함’

사진작가 박광린이 추상과 풍경, 내면과 표면이 교차하는 시각 실험의 전시를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춘천 아트프라자갤러리에서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으로, 타이틀은 ‘낯섦과 익숙함(UNFAMILIARITY & FAMILIARITY)’이다. 일상의 풍경을 통해 ‘내면의 시간’을 되묻는, 고요하지만 치열한 탐색의 결과물이다. 박광린의 사진은 ‘순간’을 포착하지 않는다. 그가 천착하는 시간은 찰나의 이미지가 아니라, 지속의 흐름이다. 오래된 콘크리트 벽, 벗겨진 포스터, 갈라진 땅에 이르기까지 언뜻 보아선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본 적 있는’ 풍경들이, 익숙함의 잔재처럼 사진 안에 숨어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더 이상 원래의 사물이 아니다. 박광린은 피사체를 ‘기록의 대상’이 아닌 ‘조형의 재료’로 다룬다. 현실의 질감은 추상의 표면으로 변환된다. 이는 더 이상 사진이 ‘무엇을 보여주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존재하는가’를 묻는 예술적 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박광린 作 ‘낯섦과 익숙함’

이번 전시에서 박광린은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그에게 있어 렌즈는 ‘찍는’ 것이 아니라 ‘쌓는’ 도구로 이용된다. 그의 사진은 현실의 장면을 찍었지만, 그것은 그림 같고, 때로는 어떤 기호처럼 의미를 던져주기도 한다.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감각과 상징이 겹쳐진 또다른 시각 언어다. 큐레이터 모희씨는 전시 서문에서 “낯선 풍경을 익숙하게 느끼려는 감각은 결국 우리 안을 향하게 된다”고 말했다.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그 시선은 바깥세상이 아닌 자신의 마음속으로 향한다는 의미다. 박광린의 사진은 바로 그 과정을 담고 있다. 현실의 낡은 벽이나 갈라진 표면처럼 보이는 사진들이지만, 그 조각 같은 이미지들이 모여, 우리 안에 남아 있는 기억이나 감정을 떠올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익숙한 풍경을 찍은 듯하지만, 사실은 그 풍경을 빌려 삶의 흔적과 내면의 시간을 꺼내 보여주는 사진인 셈이다. 전시 개막식은 27일 오후 2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