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숲의 심연에서 마주한 삶과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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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출신 고(故) 이종만 작가, 부산국제사진제 주제전 ‘혼불, 심연의 빛’ 공식 초청

◇고(故) 이종만 作 ‘대관령의 숲’

자연을 통해 삶과 죽음의 본질을 탐구한 강릉출신 고(故) 이종만 사진작가의 ‘숲’ 시리즈가 제9회 부산국제사진제 주제전 ‘혼불, 심연의 빛’에 공식 초청됐다. 다음달 14일까지 부산 F1963 석천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혼불’을 주제로 한다. 불꽃은 꺼져도 그 빛의 잔향은 오래 남듯, 한국 정신문화의 근간과 인간 존재의 본질, 공동체적 가치에 대한 성찰을 담았다. 주제전에는 모두 14명의 작가가 참여해 한국 사진예술의 오늘을 네 가지 테마로 나눈다.

특히 이번에 전시되는 이종만 작가의 ‘대관령의 숲(2008)’ 시리즈는 짙은 안개 속에서 나무들이 드러내는 실루엣을 통해 자연의 순환과 생명력, 그리고 인간의 유한한 시간을 은유한다. 고요 속에서 드러나는 형상은 죽음의 그림자마저 숭고한 빛으로 바꿔놓는다. 부산국제사진제(BIPF) 측은 “한국 사진예술 최초로 ‘존재론적 성찰’을 주제로 삼은 전시”라며 “삶과 죽음, 기억과 공동체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서구 중심 담론을 넘어 한국적 미학을 제시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만 작가는 1979년 첫 개인전 ‘바닷가의 24시’를 통해 고향 강릉 주문진의 풍경을 여과 없이 담아내며 주목을 받았고, 자연을 매개로 기독교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작품을 발표해왔다. 그는 동강사진전 운영위원, 대구사진비엔날레 초청 작가, ‘월간 사진예술’ 선정 한국현대사진가로도 활동했으며, 지난해 6월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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