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 출신 김형곤 작가의 개인전 ‘양구의 사계(四季·The four seasons of Yanggu)’가 오는 28일까지 버드나무예술창고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지역의 풍경과 기억을 회화로 기록하며 양구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양구 월운리에서 태어나 서울 등지를 거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김 작가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양구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양구를 무엇으로 기억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어왔다. 군복무 경험을 가진 이들조차 양구를 ‘아련한 회상’ 정도로만 떠올리는 현실 속에서 그는 고향의 풍경과 사물을 그림으로 남기기로 결심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두타연, 펀치볼, 봉화산, 야생화, 사과·사과꽃·배꽃 등 양구를 상징하는 풍경과 특산물을 담은 풍경화·정물화 4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김 작가는 일반인 출입이 통제된 DMZ 안의 풍경을 담기 위해 여러 차례 예초작업 인부를 자처하며 현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짧은 시간만 머물 수 있는 DMZ의 특성상 그는 사생을 통해 제한된 공간의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기록해냈다.
작품들은 이처럼 접경지역 특유의 긴장감과 6·25의 흔적,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 등 양구의 사실적 면모를 포착하는 동시에 작가가 유년 시절 벌초를 하며 바라본 기억의 풍경을 현재의 모습과 겹쳐낸다. 김형곤 작가는 “양구의 자연을 거시적으로 조망하기보다는, 이 지역만의 고유한 모습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하고 싶다”며 “장차 화천·원통·인제에서 속초·고성·양양까지 이어지는 강원권 풍경으로 확장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