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개 도(道)의 서로 다른 풍경과 한 시대의 상처를 품은 예술가들이 춘천에 모였다.
길종갑 화백이 주최·주관한 기획전 ‘東·時–동·시’가 오는 24일까지 춘천 문화공간역에서 열린다. ‘동쪽의 시간’이자 ‘지금 이곳의 동시대성’을 함축한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지역에서 활동해 온 8인의 작가가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시간과 역사를 미술로 사유한다.
이번 전시에는 박진화(강화), 길종갑(화천), 조정태·이호훈(광주), 노경호(진주), 김덕진(부산), 설종보(충주), 진창윤(전주)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장소성과 삶의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한국 현대사의 정치·사회적 현실과 인간의 의식을 공통의 축으로 삼아 오늘을 바라보는 동시적 시선을 형성한다.
화천의 농민화가이자 화천 곡운구곡의 고장을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진 길종갑 화백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욕망을 비판적으로 응시하며 다양한 존재들을 바라보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광주의 조정태 작가는 지난 10여 년간 이어온 ‘별이 된 사람들’ 연작을 통해 역사적 상처와 희생의 기억을 성좌처럼 엮어내, 그의 ‘별’은 반드시 기억되어야 할 상징으로 자리매김 한다. 진주의 노경호 작가는 계엄 정국 당시 중계된 장면들을 기록하며, 반복돼서는 안 될 역사적 순간을 화폭 속에 남겼다.
여덟 작가의 작업은 표현 방식과 소재는 다르지만, ‘지금 여기’에서 역사를 다시 바라보려는 태도에서 맞닿아 있다. 이들의 작품은 시대를 살아낸 이들의 체온과 서사를 현재로 연결하려는 시도이자 질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