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문화예술 진단]7. 강원문학의 현실과 발전방안

 -문학단체, 창작보다 친목 치중 '문제'

 강원문학의 새로운 활력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전개되고 있는 오늘날, 문학은 지역의 문화적 역량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문학은 인간의 정신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치명적인’ 장르이기 때문이다. 지역문화가 제자리를 찾으려면 독창성과 창작성에 대한 치열한 자기고뇌가 필요하다.

 강원문학계가 과연 문학적 본질을 향해가고 있는가? 근래들어 문학계내부에서도 건전한 문학활동을 저해하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요인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학단체들이 문학적 고뇌와 노력, 치열한 문학적인 대화와 창작에 매진하기 보다는 친목이나 여가 활동을 위한 단체로 전락해 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치열한 문학 창작 부재

 최근 한국문단에는 기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검증 안된 문예지가 범람하고 있고 문청들의 등단의 꿈을 악용해 매호마다 많게는 5~6명씩의 신인을 추천 당선시키고 있다. 그러나 습작생과 작품수준이 다를 바 없어 해당 문인들조차 고개를 돌리는 자기모순을 낳고 있다. 문인들조차도 이 같은 현상은 문학단체의 세 불리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하고 있다.

 춘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 A씨는 “문학의 수준을 동반 하향시키는 상황들에 대한 문인들의 문제의식이 필요하다”며 “문학의 본질과 치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문학단체나 동인들이 창작보다는 행사에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도를 비롯한 자치단체가 지원하는 문예진흥기금의 경우도 개인 창작보다는 각 문학단체가 제출한 행사지원에 치중돼 있다. 문학활동을 위한 친목행사도 필요하지만 문학적 역량을 확대할 수 있는 창작지원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대 문학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B군은 “서점에서 사서 읽고 싶은 도출신 문인들의 작품을 많이 만나고 싶다”며 “자기들만의 나르시스를 즐기는 동네문학이라면 문제가 있지 않냐”고 꼬집었다.

 문인협회를 비롯한 문학단체에 젊은 문인들의 참여와 교류활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노후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비중있는 문학단체에 의욕을 지닌 젊은 문인들이 수혈돼 한국문학의 최근 경향이나 유행, 실험성 등에 적극적인 대처가 이뤄져야 강원문학계가 풍성해지고 시대적 소명 을 다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여기에 타지역문인들과의 활발한교류활동, 외부문인 초청 등을 통한 재충전과 자극, 정보흡수의 기회도 적극적인 자세로 찾아야한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강원문단에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안으로 강원문단을 아우르는 문학지 창간이 떠오르고 있다. 한국문단에 우뚝선 도연고 문인들을 편집위원들로 내세워 공신력 있는 문학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해 타시도의 사례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인천의 '리토피아’ 전북의 '문예연구’ 광주·전남의 '문학들’ 대구의 '사람의 문학’ 부산의 '신생’ 인천의 '황해문화’ 등은 이미 전국의 서점에서도 통용되는 종합문학지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황해문화의 경우, 주간인 평론가 김명인씨를 중심으로 한국사회의 사회와 정치, 문화 등에 대한 양질의 평론 등 다양한 담론을 생산, 한국 지식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05년 광주 전남 문인들의 숙원으로 창간된 종합계간지 ‘문학들’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 '문학들'은 주간 고재종시인을 필두로 아카데믹한 소통의 장을 통해 신예를 양성하고, 기성문인들에게는 작품 발표의 장이되며, 다양한 담론 전개로 한국문단에 새로운 문학적 지형을 그려나가고 있다는 평이다. 새로운 구심점이 필요한 강원문학이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강릉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평론가는 “재정 상황이나 참여 인력 문제 등 여러가지 난관이 있겠지만 강원문학계의 담론을 담아낼 수 있는 종합문예지 발행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인재양성과 문학적 고민, 치열한 자기 반성, 획기적인 모색 등을 통해 문인의 권위를 되찾고 이를 기반으로 강원문학의 백년지대계가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다. 민왕기기자·wanki@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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