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5일 오전 8시25분, 모든 국민이 갈망했던 2014년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가 물거품이 되는 순간 우리는 끝없는 절망의 깊은 나락으로 곤두박질 치고야 말았다.
동계올림픽 유치가 허망하게 끝난 후 만나는 사람들 얼굴에는 먹장구름 짙게 드리운 암담함 그 자체였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리라 여겨온 우리로서는 참으로 원통, 분통, 애통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한때 강릉은 청정 관광도시로서 제일강릉이라 불리며 강원도 경제의 견인차 구실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관광객 감소와 지방 경제의 악화로 강릉시민들은 깊은 시름에 빠져 있었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만이 이들의 탈출구와 희망이었다. 절망의 나락에 빠진 이들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어나고 다시 신명나게 어깨춤을 추게 할 수 있는 묘약은 무엇일까?
평창이여! 다시 한 번 부활의 힘찬 날갯짓을 하자. 그 길만이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자 대안이다. 구르던 자전거는 멈추면 넘어지고 잘 돌아가던 팽이도 채찍이 멈춘 순간 명을 다한다. 갈기갈기 찢어진 마음을 봉합하고 흩어진 마음을 모아야 한다. 분연히 일어나 고지를 향해 힘차게 전진해야 한다. 여기에서 좌절하기에는 그동안의 돈과 노고가 너무나 허망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말한다. 그동안 쏟아 부은 천문학적인 돈은 강원도 경제를 피폐하게 하고 지자체의 살림을 거덜나게 한다고, 재도전하기에는 새로운 강자가 기다리고 있어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지금보다 더 힘든 상황이 올 것이다. 따라서 삼수는 생각조차 말아야 한다고.
충분히 일리가 있다. 아니 탁견이기도 하다. 하지만 진정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산산이 부서진 희망의 조각을 복원하는 것이다. 지금 멈춘다면 올림픽 유치를 위해 투입된 천문학적인 돈과 노력은 물거품으로 스러지겠지만 다시 시작하면 훌륭한 기반시설과 위락시설이 만들어질 것이다. 만에 하나 또다시 올림픽 유치에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우리의 갈망은 세계인들 뇌리에 깊숙이 각인되어 훌륭한 기반시설과 위락시설과 함께 관광 세계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올림픽으로 가는 길과 기반시설을 닦는 장비의 굉음이 멈춘 순간 우리에게 더 이상 희망은 없다. 원영래 시인·법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