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일반

[철원]“이 철조망 너머가 내 고향이여”

실향민 1세대 최전방 GP 방문

◇6·25전쟁 당시 김화군 근북면 백덕리 등에 고향을 두었던 김화지역 실향민 100여명이 23일 비무장지대 GP(경계초소)에 들어가 옛 집터 등을 살펴보고 있다.

육군 5군단(군단장:한기호중장)이 전군 최초로 이북지역 1세대 실향민들에게 최전방 GP에서 북녘 고향땅을 바라볼 수 있도록 지원해 화제가 되고 있다.



부대는 북한 지역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최전방 GP 2∼3개소를 선정, 23일 오후 김화군 실향민 1세대 111명을 대상으로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고향땅을 바라볼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날 행사는 김화발전협의회에서 6·25 전쟁 이후 고향을 떠나 57년동안 실향의 아픔을 안고 살아온 김화군 실향민들에게 망향의 한과 향수를 달래주고 여생을 마음 편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협조요청을 부대가 적극 지원해 이루어지게 됐다.

이날 실향민 111명은 이날 낮 부대가 제공한 점심식사를 하고 GP담당부대 정보참모 주관으로 DMZ 출입관련 보안 및 안전교육을 받은 후 GOP 통문으로 이동했다.

또 방탄모와 방탄조끼 및 방한복 등 규정된 복장을 착용한후 조단위를 편성,고향땅과 인접한 GP로 이동해 꿈에 그리던 고향땅을 직접 바라보며 감격에 젖었다.

이날 박성봉(61)김화발전협의회장은 “오늘 참석한 실향민 1세대들은 대부분 70∼80대의 고령으로 고향 땅을 바라보고자 하는 소망이 너무나 강렬한 상황에서 이런 자리가 마련돼 감개가 무량하다”며 “정들었던 고향땅을 지척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배려해 준 부대측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GOP통문 경계를 담당하고 있는 중대장 한명수(36) 대위는 “고향땅을 바라보며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실향민들을 보며 북괴의 도발로 발생한 동족상잔의 비극이 얼마나 가슴아픈 현실인가를 새삼 깨달았다”며 “두번 다시 이러한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완벽한 경계작전태세 확립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철원=이정국기자 jkle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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