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됐다. 방재 당국이 각종 대비책을 세웠겠지만 세간의 우려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가뜩이나 최근의 기상현상이 과학적인 증명이 곤란할 정도로 의외의 변수가 많아 불안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수년간 수해가 되풀이됐던 도로와 하천 농경지 등은 올해도 역시 비교적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 걱정이 앞선다. 당연히 철저한 수방 대책과 그에 따른 만반의 준비가 시급하다. 풍수해가 천재지변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속수무책 뒷짐을 지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지난 몇 년간 거듭된 물난리로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2002년과 2003년 연속해 불어닥친 태풍 매미와 루사 때는 말할 것도 없고 이후에도 국지성 집중호우로 여러 차례 수난을 당했다. 지난 2006년 7월에 내린 비는 인제 평창 등 도내 곳곳을 초토화해 거의 재앙 수준의 재난을 안겼다. 아직도 많은 지역에 당시의 상흔이 남아 있을 정도로 피해 규모가 크고 광범위했다. 몇몇 곳은 수해가 난 지 2년이 넘도록 여태까지 복구 손길이 미치지 않아 주민 원성마저 높다. 장마 전 가까스로 복구가 마무리된 지역 역시 여전히 허점투성이어서 똑같은 상황이 재연될 소지가 다분해 긴장되기는 마찬가지다.
어쨌든 지금은 복구 행정의 늑장을 탓할 때가 아니다. 어차피 엎질러진 물인데 시시비비를 따져 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 비상조치 등 특별대책을 서둘러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최선이다. 현 상황이 어떠한지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필요하면 응급조치를 취해 두어야 한다. 상습적으로 범람하는 하천과 계곡, 공사로 인한 절개지, 산사태 예상지, 도심 저지대 주택가에 이르기까지 위험지역은 수시로 살펴 문제점을 찾아내 보완하는 것이 급선무다. 항상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두고 치밀하게 대처를 해야 함은 물론이다. 도와 각 시·군은 더 늦기 전에 피해가 예상되는 현장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