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습지가 대규모로 분포한 곳은 낙동강이다.다른 강과 달리 중·하류부터 완만한 경사를 이뤄 습지 발달에 좋은 조건을 갖췄다.창녕의 우포늪, 양산의 원동습지는 낙동강 배후습지성 호소와 관련돼 있다.우포늪의 수면 면적은 2.3㎢이나 홍수시에는 3.3㎢ 로 늘어난다.해수면이 지금보다 100m 이상 낮았던 빙하기에 매립되면서 형성됐다.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도 인근에 있다.5.97㎢로 광활한데다 매년 150여 종의 철새가 찾는다.▼산지습지로는 대암산 용늪, 정족산 무제치늪, 지리산 왕등재늪, 오대산 소황병산늪 등이 유명하다.용늪은 대암산 정상에 발달한 고층습원이다.국내 처음으로 1997년 람사조약에 등록됐다.무제치늪은 산지습지 가운데 대암산 용늪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멸종위기 및 보호 야생 동식물이 다량 서식하고 있어 경관·생태학적 가치가 뛰어나다.왕등재늪은 최남단에 위치한다.풍부한 강수량과 느린 유기물 분해속도 등 습지 형성에 유리한 지형이다.▼해안습지로는 갯벌, 염생습지, 사구습지, 염하구 등을 꼽는다.전남 경기 인천지역에 주로 분포한다.천연기념물 419호로 지정된 강화갯벌 면적은 여의도의 53배다.단일 문화재 지정 구역으로는 최대다.연간 경제적 가치는 10조 원에 가깝다.염생습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남아 있는 갯벌의 2.4%에 불과하다.아산만과 군산만에 넓게 조성돼 있다.염하구는 하천과 조류가 갯강을 통해 영향을 주는 만입형 습지로 전남 순천만이 대표적이다.▼습지는 지구표면의 6%를 차지한다.호소에서 육지로 변해가는 중간단계로 여러 종류의 생물이 살고 있다.전에는 쓸모없는 곳으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중요한 생태환경의 보고다.우리나라에서 조사된 습지는 75개다.최근 양구 파로호 상류에 인공습지가 모습을 드러냈다.42㎢ 규모의 한반도 모양이다.배꼽축제도 여기에서 열린다.수질정화 효과는 물론 자연학습장과 관광자원으로 손색없다.버려진 땅으로 취급되던 습지가 소중한 지구자원으로 대우받는 시대다. 장기영논설위원·kyjang@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