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장익·지학순 주교 일화·사북 탄광체험 등 소개

추기경 회고록으로 본 강원도 인연

故 김수환 추기경은 사회의 큰 어른으로 종교를 초월해 많은 이에게 큰 가르침을 남겼다.

2004년 출간된 회고록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평화방송·평화신문 刊)’에는 그런 김 추기경의 삶의 족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춘천교구장인 장익 주교와의 인연을 비롯해 원주교구장이었던 지학순 주교와의 관계, 태백과 고성을 방문한 내용 등 도와 관련된 일화도 소개돼 있다.

책에는 196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된 김 추기경의 비서신부였던 장익 주교에 대한 내용이 곳곳에 등장한다.

1969년 3월 회의차 로마에 갔다가 귀국하던 길에 들른 일본에서 추기경 임명소식을 들었을 때 동행했던 장익 주교에게 “장신부, 내가 추기경이 됐대”라고 말한 일을 회상하고 있다.

1983년 9월 말 세계 주교대의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에 도착한 김 추기경에게 김동한 형님신부의 선종소식도 당시 로마에 체류중이던 장익 주교가 직접 전했다.

김 추기경은 1984년 한국교회 창립 2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한국어를 직접 가르친 장익주교를 언급하며 노고를 잊을 수 없다고 서술하고 있다.

동성상업학교(현 동성고) 동기인 전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의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구금된 사건은 세챕터에 걸쳐 소상하게 소개했다.

책에서 김 추기경은 “지 주교는 면회 도중 눈물을 내비치실 만큼 감정이 풍부하고 정의로운 분이셨다”고 표현하고 있다.

김 추기경은 주교회의를 소집하고 구국기도회를 열어 박정희대통령과 면담을 이끌어 냈고 결국 지주교는 1975년 2월15일 석방된다.

사북을 찾아 탄광체험(1985년)을 한 김 추기경이 광부의 부인들을 만나 “남편은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저 고생인데 부인들이 춤이나 추러 다니면 되겠느냐”며 야단(?)을 친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또 북녘형제를 도와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던 김추기경은 1991년 7월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장애인들과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평화의 종을 울리기도 했다.

책은 또 서울 근교 산에서 연습을 하고 설악산 대청봉을 올랐다가 비선대까지 내려오는데 10시간이나 걸린 에피소드도 함께 싣고 있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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