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르포 현장을 가다]지자체 무관심 석면보다 무섭다

영월 석면 폐광산

◇영월군청 공무원이 1985년 석면광산이었던 밭을 가리키고 있다.

현재 도내 각종 폐광산은 292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부실한 사후 관리 속에 방치되고 있다.

폐광산은 오염된 갱내수의 유출, 하천 지하수 및 농경지 오염 등 심각한 문제를 낳고 있다.

도내 폐광산의 실태 및 자치단체와 당국의 관리 대책을 살펴본다.

1985년 746톤 생산 당국 위치도 파악 못해

10년 이상 방치 주민 온 몸 가려움 등 호소

군 “환경부서 이 일대 건강조사 계획” 답변

영월군 영월읍 팔괴1리의 한 야산은 1985년 발암성 물질인 석면 746톤이 생산된 광산이었다.

당시의 광산 약 6,871㎡는 2일 현재 절토된 채 밭으로 개간돼 있었다.

그러나 밭에 널려 있는 지름 5㎝ 가량의 작은 돌에서부터 지름 30∼40㎝에 달하는 바위의 표면엔 하나같이 석면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박혀 있었다.

당시 광업권자는 1년간 석면을 생산하고 사업 타당성이 떨어진다며 아무런 사후조치 없이 사업을 철수했다.주민들은 당시 땅속으로 10m이상 파헤쳐진 광산이 10년 이상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방치됐었다고 했다.

광산 철수 이후 이 땅을 매입한 팔괴1리 이장 김복선(여·50)씨는 1995년 자신이 직접 인부들을 사 주변의 흙으로 이곳을 메웠다.

김씨는 “농사라도 지을까 해서 주변의 흙으로 광산을 메웠는데 밭에서 일을 하고 나면 온몸이 가렵고 알레르기가 생기는 것 같아 고생스럽다” 며 “이 일대의 야산에선 심심치 않게 석면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광산이 위치한 팔괴1리에는 현재 주민 19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도와 군 등 일선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당국은 관리는커녕 제대로 된 실정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팔괴1리의 경우 전국적으로 가장 최근까지 석면이 채광된 광산이다.아직까지 이 지역엔 석면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있지만 당국은 정확한 광산의 위치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군은 최근 석면 피해가 불거지자 24년이나 지난 당시의 광물생산보고서를 토대로 광업권자와 통화만 했을 뿐 제대로 된 현장조사를 하지 않았다.더욱이 석면이 석면폐증과 폐암을 유발하는 등 치명적인 유해물질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주민 건강조사조차 한 적이 없다.

또 당시 도의 광물생산보고서에 따르면 746톤이 생산됐지만 판매량은 500톤으로 기록돼 246톤가량이 현장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이에 대해 정확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현장에 여러번 나와 봤지만 20년이 넘게 지난 일이라 기록이 없는데다 당시 광업권자가 전화통화에서 거의 생산량이 없었다고 말해 자연복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환경부에서 이 일대 주민들에 대한 건강조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최해용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영월의 폐광산은 현재까지 석면이 그대로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높고 주민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며 “빠른 시일 내에 현지 실사단을 영월지역에 파견할 예정” 이라고 말했다.

최기영·하위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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