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신음하는 강원산하' 이대로 방치하나

청정 강원산하가 신음하고 있다. 무분별한 개발은 말할 것도 없고 행락객들의 버려진 양심으로 무참하게 짓밟히고 있다.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마구 파헤쳐지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철원 잠곡천의 지류를 막는 공사 현장은 갖가지 의혹마저 불러오고 있다. 평창 상수원보호지역은 낚시와 취사행위가 성행하는 무법천지로 전락했다. '미래의 땅'으로 각광받는 강원의 자연이 이렇게 멍들고 있는데도 단속의 손길은 전혀 미치지 못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망가뜨리는 몰지각한 행태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행락철을 앞두고 이러한 행위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벌써 주말에는 유원지와 유명 산, 호수 주변마다 행락객들이 넘쳐나고 있다. 불법 주·정차와 취사행위는 기본이다. 음식물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려 악취가 진동하는가 하면 곳곳에 페트병 과자봉지 등이 널려 있다. 피서철에는 그나마 청소하는 봉사자가 있으나 요즘은 치우는 사람조차 보이지 않는다.

강원도의 물이 전국에서 제일 맑고 깨끗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강원도 땅에서도 '마음 놓고 마실 물이 없다'고 개탄하는 소리가 들린 지 오래다. 수돗물에서 악취가 나 소동을 빚는 일은 연례행사가 됐다. 이젠 '강원도=명경지수'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다. '나 하나쯤' 하는 도덕 불감증에서 비롯된 일이다. 자기만 편하고 시원하면 그만이라는 이기심이 문제다. 이러다 쓰레기 강산으로 전락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강원산하는 도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전 국민의 여가지대다. 우리와 호흡을 같이하는 동반자이다. 푸른 산과 맑은 물을 가꾸고 지켜야 한다. 더 이상 훼손되는 일이 발생해서는 곤란하다. 상수원은 한 번 오염되면 다시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란 대단히 어렵고 그 비용 또한 엄청나다. 주민들의 건강 위해(危害)도 큰 걱정이다. 당국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강력한 처벌 위주의 단속이 필요하다. 거도적인 시민운동도 당부하게 된다.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