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청이 발간한 '2008년 낙뢰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낙뢰 발생 건수는 86만회이며, 이 중 7·8월에 60만 회 정도 발생하여 전체 낙뢰 발생 건수의 69.5%를 차지했다. 여름에는 장마전선이나 대기 불안정으로 낙뢰가 발생하기 용이한 조건이 자주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낙뢰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위험한 기상현상인 토네이도에 의한 사망자 수와 거의 같으며, 허리케인보다는 오히려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며 피해자와 피해액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7년간(2002~2008년) 강원도 소방본부에서 발표한 낙뢰로 인한 화재 발생 현황을 보면 총 143건으로 매년 평균 20건의 발생률을 보인다. 낙뢰로 인한 화재 발생 시 재산피해는 총 13억8,415만4,000원으로 매년 1억9,773만6,000원이 발생하고, 사망자 수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6월19일까지 26건에 1억2,915만2,000원의 재산피해가 있었으며, 이는 지난해 연간 발생한 16건(1억8,510만2,000원)보다 약 62%가 증가하였다고 한다.
낙뢰는 번개 구름 속에서 분리 축적된 음양의 전하 사이, 또는 구름 속의 전하와 지면에 유도되는 전하와의 사이에서 발생하는 방전현상이다. 후자를 벼락이라고 하며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된다. 낙뢰는 공기 밀도가 큰 차가운 공기가 갑자기 공기 밀도가 작은 따뜻한 공기를 파고드는 전선 부근에서, 또는 태양에너지가 풍부한 날 강한 일사에 의해 지면 부근의 습한 공기가 가열되어 빠른 속도로 상승할 때 적란운이 생성되면서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을 받는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 낙뢰는 방전 직전, 양쪽 전하 중심의 전위차가 1억~10억V이고, 전류의 세기는 수만 A(암페어)에 이르며, 방전도의 거리도 수㎞로부터 수십㎞에 이르기 때문에 시설물 피해는 물론 인명도 앗아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낙뢰 발생을 막을 수는 없지만 예방과 적절한 대처로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건물이나 시설물, 그리고 중요 장비들은 피뢰침, 접지 시스템, 서지보호기 등의 설치를 통해 낙뢰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반 국민이 야외 활동 중에 낙뢰를 만났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이다. 물론 기상 예보를 확인하여 낙뢰가 발생하기 쉬운 날에는 야외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지만 야외활동 중 갑자기 낙뢰가 발생했을 때 몇 가지 중요한 안전수칙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천둥소리를 들었다면 즉시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 좋다. 배선과 배관을 갖춘 완전 밀폐된 건물은 안전하지만 오두막, 헛간, 텐트는 안전하지 못하다. 주위에 대피할 만한 건물이 없다면 덮개가 있는 자동차 안으로 들어가서 모든 창문을 닫는 것이 좋다. 또한 공터의 큰 나무, 타워, 전신주 등에 가까이 있지 말아야 하며 물가나 농기계류로부터 멀리 떨어져야 한다. 만약 주위에 아무런 구조물이 없는 공터에 고립되어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막 낙뢰가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에는 엎드리는 것보다 무릎을 꿇고 앉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집안이나 건물 안에서도 낙뢰가 있는 동안 전화기는 사용하지 말아야 하며 전류가 잘 통하는 금속으로 된 문, 창문틀에서 멀리 떨어져야 한다.
올여름은 대기 불안정 및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을 것으로 예상되어 낙뢰에 대한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강원지방기상청은 기상예보·정보를 통해 낙뢰 발생에 관한 사전 예측을 함과 아울러 낙뢰가 발생하면 각 시·군 재해담당 공무원 등에게 문자서비스를 실시하고, 홈페이지(http://gangwon.kma.go.kr)의 팝업창을 통해 낙뢰 발생 현황 및 이동경로에 관한 속보도 제공한다. 또한 낙뢰 발생 시의 안전수칙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리플릿도 발간하여 홍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민 각자가 낙뢰의 위험성을 잘 인식하여 낙뢰 발생 시의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사전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박광준 강원지방기상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