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너무합니다. 청정계곡을 쓰레기더미로 만드니까요.”
지난 15, 16일 원주지역 기온이 34.5도까지 오르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막바지 피서객들이 산과 계곡을 찾았다.
하지만 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각종 쓰레기와 먹다 남은 음식물찌꺼기가 청정계곡과 유원지를 망가뜨리고 있었다.
17일 치악산국립공원 초입인 원주시 판부면 금대계곡 입구부터 500여m 구간에는 버려진 술병과 썩은 과일, 수박껍질 등 음식물 쓰레기들이 계곡 곳곳에서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깨진 술병은 물론 일반 그릇과 고기를 구워먹은 듯한 불판까지 널려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모(15)양은 “친구들과 놀러왔는데 그늘이나 바위 등 앉을 수 있는 자리에는 어김없이 쓰레기가 널려있어 쉴 수도 없다”며 “최소한 먹다 남은 음식물은 가져가거나 지정된 장소에 버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쓰레기를 방치해두고 떠난 피서객들을 나무랐다. 원주의 대표적 피서지로 알려진 호저면 산현리 칠봉유원지 입구부터 용곡리까지 구간에도 피서객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더미가 도로 곳곳에 쌓여 있었다.
일부는 쓰레기봉투에 담겨진 것도 있었지만 대부분 상자와 일반 비닐봉지에 쓰레기와 음식물 찌꺼기가 담겨있어 심한 악취를 뿜어내고 있었다.
호저면 용곡리 인근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며 종량제봉투로 옮겨담는 작업을 하던 한 희망근로참여자는 “이날 가장 많은 쓰레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버리기만 해도 좋을 것 같은데 놀러오는 사람들이 모두 그냥 버리고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씁쓸해했다.
이승남 호저면용곡리장은 “매년 휴가철이 되면 쓰레기와의 전쟁이나 다름없어 화가 치밀 정도”라며 “청정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쾌적하게 휴가를 즐겼으면 좋겠는데 마구먹고 버리고 마을 곳곳에 대소변까지 보는 등 질서의식이 없어 큰 문제”라고 했다.
원주=원상호·김설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