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2009강원경제인페스티벌에서 기조강연을 한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은 '격동의 세계경제와 그 이후'라는 주제를 통해 “일시적인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날 수는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내년 이후에나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특보의 강연 내용을 1문1답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1·4분기 플러스 성장은 감세 및 환율효과에 기인
실질적으로 기업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
일시적인 경기회복… 내년 이후에 경제 나아질 것
민간수요 위축 보완 위해 확장정책기조 유지해야
- 글로벌 경제위기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마디로 '규율되지 않은 금융'때문이라고 봅니다. 무분별하게 신용공급이 확대됐고 결국 이는 선진국의 자산버블 및 가계부채를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죠. 팽창된 자산버블은 파생거래(derivatives)로 인해 확산됐는데 지난 2007년 기준으로 연평균 파생거래 규모는 1,144조달러로 세계 주식·채권잔액(100조원)의 11배에 달합니다. 그러나 금융리스크 평가시스템 미흡과 당국의 감독부재는 이 같은 버블 확산을 차단하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 지금의 위기상황이 1997년 IMF체제때와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1997년 아시아경제위기가 '만기구조의 불일치'(maturity mismatch)가 원인이라면 이번의 경우는 '저축과 소비의 불일치'(saving and consumption mismatch)라는 것이 차이입니다. 다시 말하면 12년전에는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외부자금을 과도하게 차입하고 이를 제때 갚지 못한 것이 문제였지만 현재 나타나고 있는 위기는 선진국의 낮은 저축에 비해 높은 소비 때문에 발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소비가 과다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는 뜻입니까
“일단 미국민들이 실물에 기반을 두지 않은 금융거래와 소비가 확산됐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더욱이 이러한 배경에 금융기관들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심리로 실제 원금과 이자에 대한 상환 능력을 초과한 대출이 급증하고, 은행들이 이같은 상황을 경쟁적으로 부추겼다는 것이죠. 또 그동안 금융의 세계화가 이루어지면서 미국이 버블붕괴로 경기침체가 이어지자 유로존과 일본의 수출 및 내수부진이 이어졌고 중국에서도 수출 부진이 나타나면서 전 세계 경기침체를 가져온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가 최근의 금융위기를 빠르게 헤쳐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IMF(국제통화기금)체제와 현재의 극복 방안에서의 차이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지요
“무엇보다 이번에는 불필요한 논의없이 과감한 정책들을 신속하게 추진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책금리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 통화스왑 등 국제공조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 G20체제하의 국제공조도 빠르게 이루어졌다는 점도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 세계 각국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이 금융위기 돌파를 위해 과거와 다른 정책들을 펼치면서 앞으로 새로운 경제질서가 태동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각국이 감세 및 재정지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 이 과정에서 신흥국 등 국제금융시장 주변국가의 큰 어려움도 예상됩니다만, 결국은 각 나라별로, 혹은 기업별로 생존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입니다. 실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고 글로벌기업의 현금확보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까? 또 세계 금융권의 순위변화도 일어나고 있어요. 무엇보다 선진국 중심의 일극 체제가 약화되고 신흥국의 역할이 확대될 것입니다.”
- 이러한 국제경제의 변화 속에서 우리나라의 대응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현재 이명박 정부는 새로운 경제질서에 적응할 수 있는 경쟁력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금융시스템 건전성 제고와 재정확대와 같은 위기극복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감세와 기업구조조정 등 지속적인 성장대책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R&D투자, 신성장산업 육성과 같은 미래 성장동력 확대, 해외역량 확대, 사회적 자본 확충 등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운용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 현재 세계 각국과 국내의 각종 경기지표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 경기가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분석하십니까
“국내 경기가 회복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지표들이 나오고는 있습니다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IMF 등에서는 2010년 이후에나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대학의 루비니 교수는 이번 경제위기에 대해 '잠깐의 회복은 있겠지만 침체가 장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개인적으로 이 말에 동의합니다. 민간부문의 위축이 지속되고 과잉생산 능력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회복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생각합니다.”
- OECD에서는 한국이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1·4분기에 플러스 성장을 했죠. 그런데 이는 감세 및 재정지출 확대와 환율효과에 기인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986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1,352원으로 37%나 올랐습니다. 주요 상장사의 수익성 개선도 이러한 환율이 원인이 된 것이죠. 이에 따라 상반기 경상수지는 유사 이래 최고인 217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고 1·4분기 무역수지는 67억달러로 일본을 추월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환율효과를 제거하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인데다 가계부문 소비 및 기업 투자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국내에서도 역시 회복세가 내년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 그렇다면 대응전략이 매우 중요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하반기 이후 민간수요 위축을 보완하기 위해 기존의 확장정책기조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환율모멘텀을 지속시키고 감세정책 유지, 재정확대 등이 그것이죠. 현재와 같은 세계적 위기가 끝날 때까지 대외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민간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정부 부담을 증가시켜야 합니다. 이렇게 발생한 국가채무는 '세기적 서바이벌게임'이 끝난 후 증세와 긴축으로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또 출구전략 보다는 재도약을 위한 3대 혁신, 즉 기업구조조정, 유연성 확립을 위한 노사개혁, 우수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기업인들의 역할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지금은 글로벌 위기로 새로운 경제질서가 태동하고 있고 노력 여하에 따라 국가와 기업의 순위가 바뀌는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따라서 기회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대통령의 신년사 처럼 우리 기업인도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현 정부에서는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위기관리와 함께 재도약을 위한 역량 확충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활용하기 위해 장기 과제를 추진 중에 있고요. 우리 기업인도 이에 발맞춰 냉철한 이성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강원도내 경제인들에게 한말씀 해 주시지요
“제가 기획재정부 장관을 할 때 참 많은 비판을 들었습니다만 저는 경제정책이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대로 밀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상황을 보면 결과적으로 그 판단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지금은 강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자인 시대입니다. 또 역사는 긍정적인 사고와 행동하는 사람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직관과 할 수 있다는 의지가 중요한 만큼 강원지역 경제인들도 이러한 자세를 갖고 활동해 주시기를 당부합니다.”
정리=유병욱·허남윤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