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가시박' 호수변 생태계 무차별 파괴

생태계교란종으로 나무 등 주변 식물 말라 죽어 … 인체에 닿으면 피부병도

◇6일 춘천시 서면의 의암호변을 생태교란 식물종으로 지정된 가시박이 뒤덮고 있다.

생태계교란종인 가시박이 도내 하천과 호수변을 뒤덮으며 수변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6일 오후 춘천시 서면 덕두원리의 의암호변에는 한 덩굴식물이 마치 녹색융단을 깔아놓은 듯 호수변을 뒤덮고 있었다.

가시박으로 불리는 이 덩굴식물에 덮인 호숫가는 그늘이 볕이 잘드는 오후시간임에도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밑에 깔린 풀들은 이미 말라죽거나 시들해진 상태였다.

또 호수변을 점령한 것으로 모자라 높이 3~4m에 달하는 주변 나무들의 꼭대기까지 타고 올라가 있었다.

가시박은 주변 들판 표면이나 나무 등을 가리지 않고 덮어 다른 식물들이 햇빛을 받지 못해 말라죽게 만들고 칡처럼 나무를 칭칭 감고 올라가 큰 나무의 생육에도 피해를 줘 생태계를 교란한다. 하루에 30㎝씩 최대 12m까지 자라는 등 왕성한 생명력으로 인해 퇴치가 어려운데다 열매에는 가시가 돋아 있어 인체에 닿을 경우 피부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9월 이후엔 기온이 떨어지며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듬 해에 가시박이 더욱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도록 해 피해를 키운다.

국립환경과학연구원에 따르면 춘천 의암호변에는 가시박이 1990년대 후반 나타나기 시작해 현재는 호수주변 50만㎡를 뒤덮고 있어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있다.

인근 낚시터를 운영하는 한 주민은 “봄·여름내내 시청은 물론 군인, 환경단체 등에서 뽑아내도 금세 다시자라 소용이 없다” 고 말했다.

또 강물을 따라 씨앗이 퍼지며 원주 섬강변에서 10만㎡, 춘천 중도 4만㎡, 강릉, 속초 1,000㎡ 피해가 발생하는 등 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피해면적도 가장 넓다.

환경부는 피해가 확산되자 가시박을 생태계교란종으로 지정해 퇴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연구원 김종민 박사는 “춘천의 경우 전국에서 가시박이 일찍부터 번식하기 시작해 가장 심한 피해를 입고있으며 최근엔 확산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며 “우리나라의 경우 하천변의 식생이 빈약한데 토종식물들이 고사위기에 놓였다” 고 말했다.

최기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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