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약사천'을 '생태하천' '웰빙하천'으로 복원해야 한다. 도심 하천인 약사천 복원공사가 11월 시작된다. 풍물시장 이전 문제가 확정돼 급물살을 타고 있다. 국비 등 총 사업비 450억 원 가운데 우선 180억 원을 들여 내년 말까지 1단계 구간의 복개물을 철거해 옛 물길을 복원하고 생태·친수 공간으로 꾸미게 된다. 회색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27년 전으로 물길을 되돌리려는 시도다. 춘천의 새로운 명물로, 관광 명소로 만들기 바란다.
청계천 복원이 성공한 것을 보면 약사천 복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청계천은 시민들의 휴식처와 문화공간의 역할을 하면서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복원 후 1년3개월 만에 방문객 수가 4,0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서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떠올랐다. '자연형 하천'의 모범사례로 부각된다.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로 관심을 끌고 다양한 문화행사가 항상 이뤄지는 장소로 변모됐다. 생태계가 되살아난 것은 물론이다.
춘천시는 약사천 복원에 앞서 공지천의 물길을 되찾았다. 지난해 원창저수지의 물길을 일부 바꿔 공지천에 연중 물이 흐르도록 했다. 평소 수량 부족으로 하천의 기능을 상실하고 오염도 심각했으나 하루 2만~2만5,000톤의 물이 유입되면서 수중 생태계가 회복됐다. 약사천을 복개할 당시 근대화, 산업화의 상징으로 인식됐으나 지금은 생태환경을 중시하는 시대다. 수십 년간 덮고 있던 시멘트를 철거하면 환경친화적 공간으로 부상한다.
약사천을 물의 도시를 상징하는 실개천으로 만들어야 한다. 계획대로라면 옛 물길을 회복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여울, 생물서식 공간 등 생태환경이 조성된다. 음악광장, 분수공원 등 친수 문화공간도 들어선다. 그러나 돌덩이와 콘크리트로 겉만 화려하게 꾸며 '무늬만 생태하천'이 되거나 생태복원과 거리가 먼 환경정비 작업에 머물러선 안 된다. 다른 지역에서는 복원을 시도했다 되레 하천기능이 악화된 곳이 수두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