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폭설과 한파로 온 산하가 눈으로 뒤덮여 있다. 이럴 때 걱정스러운 게 야생동물의 추위와 먹이감이다.
한쪽에선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산하를 만들기 위해 겨울철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아주 자연중심적인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쪽에선 야생동물이 무슨 보약인 것처럼 여겨 올무나 극약을 놓아 아름다운 산하를 병들게 하는 일부 비양식적인 사람도 있다.
얼마 전 양구지역에서 한 쪽 다리가 잘려 탈진한 상태의 산양을 구출해 치유 중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그 다음 날엔 같은 지역에서 산양 한 마리가 올무를 다리에 낀 채로 다니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적도 있다. 또 순찰 도중 도로 옆 밭에서 노루 한 마리가 콩깍지를 먹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차를 세워 한참을 지켜 본 적이 있다. 갑자기 산쪽으로 달아나는데 뛰어가는 모습이 이상해 유심히 보니 뒷다리가 없는 상태였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같은 인간으로서 어찌 이럴 수가 있는지 개탄하곤 한다.
우리는 요즘 장애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며 살아 가고 있다. 그것은 인간 생명의 소중함과 소외된 삶도 정상적인 사람과 평등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결국 인간의 생명과 삶이 소중하듯 동물 역시 그렇다.
얼마 전 뉴스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준법정신 결여 때문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동물을 마구잡이로 포획하는 행위 그 자체가 바로 준법정신이 결여된 것이다. 다 같이 인간 중심, 자연 중심 생명 존중 정신을 외치며 우리 산하에 이런 광경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장춘식 양구119안전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