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지킴이 희망근로 대원들이 보무도 당당하게 골목을 누빈다. 쓰레기는 가장 천한 존재가 되어 험한 밑바닥에 뒹굴거나 누워있다. 어느 날 시퍼런 집게가 나를 낚아챈다. 이제 외롭지 않은 곳으로 여행이나 하나 보다 마음의 설렘도 잠깐, 푸른색 비닐봉지에 영어의 몸이 되고 만다. 생소하기 그지없는 두 가닥 괴물에 집혀 몸이 으스러진다. 서글픈 눈빛을 주거나 손을 내밀어 잡으며 다가서고 싶었는데 모든게 허사였다.
그때 '심봤다' 누군가 외친다. 규격봉투가 아닌 비닐봉지에 불법투기한 쓰레기와 미처 못 챙긴 개인정보가 함께 노출된 현장이다. 이어 담당자들이 달려와 카메라를 눌러댄다. 얌체범이 깜짝 놀랄 과태료를 무는 것은 따놓은 당상이다.
지금 5개월째 접어든 희망근로는 한 조에 15명씩 4개 조로 60명이 국도변과 마을 골목까지 눈에 불을 켜고 쓰레기를 집어담는다. 어떤 동(洞)은 눈이 부시리 만큼 깔끔하게 담배꽁초 하나 보기 힘든가 하면 또 다른 동에선 입이 딱 벌어질 만큼 쓰레기가 나 몰라라 뒹굴고 있다. 아마도 동사무소, 번영회, 부녀회, 통반장, 노인회 등 관심부서에서 내일처럼 챙기고 감시하는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주민 모두가 쓰레기는 함부로 버리지 않는다는 마음먹기와 발로에서 비롯된다.
환경이야말로 한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며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다. 동마다, 주민마다, 사람마다 솔향기 풍기는 강릉시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병행하는 희망근로사업의 지속적인 확대만이 환경을 송두리째 담보할 수 있겠다. 담배꽁초 하나라도 지정된 장소에 버리는 습관이 지구를 살리고, 친환경 미래를 앞당기는 새싹이 됨을 잊지 마시길.
정운화 성덕문화센터운영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