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백일 장군 동상 건립 논란이 속초 지역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속초시가 6·25전쟁에서 세운 공훈 등을 인정해 부지를 제공하자 시민단체들이 친일행적을 거론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국가수호를 위한 전쟁 중에 순직한 점 등의 공적과 그 이전 반민족적 행위의 대치다.
이 논란은 6·25전적기념사업회 등의 제안을 받은 속초시가 지난달 대포동 설악해맞이공원에 동상 건립 부지를 내주며 불거졌다. 시 관계자는 “실향민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속초시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 동상 건립 부지를 제공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김 장군이 전쟁 당시 1군단장으로 국군 최초의 38선 돌파를 이끌었고, 흥남 철수 작전 때 수많은 피란민을 해상으로 수송한 점을 참작한 판단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는 일제강점기 때 만주군 중대장으로 활동하면서 항일무장세력 진압을 지휘했던 인물이라고 알려졌다. 이게 드러나 친일인명사전에 올랐다.
지자체의 결정에 따라 속초의정지기단과 속초시민노동단체연대 등이 지난 1일 성명서를 냈다. “일본군에 충성하면서 조선인 항일독립군을 공격하고 그 공로로 훈장을 받고 진급까지 했던 행적이 역사적으로 명백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런 인물의 동상을 시민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속초시의 관문인 설악해맞이공원에 건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친일행적자의 동상과 업적을 미화해 상품화하면 속초를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과연 좋아하겠느냐”는 우려를 흘려들으면 안 된다.
시민단체들이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속초시가 풀어가야 할 문제다. “일제시대 때 행적만 논의하고 이후 행적에 대한 논의가 없어 아쉽기만 하다”는 시 관계자의 말에 답이 있다. 명확하게 조명되지 않은 것을 추진해 비난을 받는 것이다. 지자체가 공공장소에 특정 인물을 기리는 시설물을 설치하는 일이다. 이럴 경우는 시민의 중지를 모으는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 논의가 불충분하면 그것부터 하는 게 순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