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원포럼] 기후변화와 4대강 사업

박연수 원주지방환경청장

최근 연이은 태풍으로 모두가 긴장하고, 피해가 큰 일부 지역은 복구에 한창이다. 늘 이맘때면 겪는 일이라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올해는 조금 양상이 다른 것 같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주었던 제7호 태풍 곤파스를 비롯한 3개의 태풍이 동시에 발생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은 대만과 오키나와 인근의 바닷물 온도가 최근 0.54도 상승하였으며 이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 1,500만개가 바다에 터진 것과 맞먹는 영향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은 일상화되고 있다.

지난 겨울 한파와 폭설에 이어 이번 여름의 폭염, 홍수 등으로 많은 불편을 겪은바 있는 우리로서는 세계기상기구(WMO)의 “지구 온난화가 기상이변을 악화시킨다”는 분석은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한다. 지난 7~8월 장마와 국지성 호우 그리고, 이번 태풍에도 변함없이 하천이 범람하고 주택이 침수되는 물난리를 겪은 지역이 꽤 된다. 이제 홍수와 이에 따른 피해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대안을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생각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이에 대한 좋은 대안이 아닌가 싶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여 보(洑)와 준설을 통해 물그릇을 키우고 수질과 수생태를 개선함은 물론 친수공간을 확대하여 지역의 발전도 도모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다목적사업인 것이다. 우리나라 1인당 연간 강수량은 2,591톤으로 세계평균의 8분의 1에 불과하며 이것 또한 계절별 강수량 편차가 심하여 우리의 물 이용량은 전체의 27% 정도이다. 2005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연간 가능 물 이용량은 세계 153개국 중 129위로 낮은 수준이며 또한 주기적으로 가뭄이 발생하고 있어 2011년에는 8억톤, 2016년에는 10억톤의 물 부족이 예상된다.

이러한 물 부족과 편중현상으로 갈수기에는 수질이 악화되고, 주기적으로 조류가 발생하여 물 색깔이 바뀌고 정수장의 약품 사용량이 늘어난다. 또한 그동안 수질개선 노력으로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나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은 개선되지 않거나 악화되는 지역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하천의 농경지 난립과 건천화 등으로 생태계도 위협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2008년 국립환경과학원의 수생태건강성 조사결과 4대강 본류 73개 지점의 40%에서 물고기들의 건강성이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댐 연결, 보 건설 및 하천 준설과 농업용 저수지 증고(增高)를 통해 약 13억톤의 물을 확보하여 갈수기에도 하천 생태용수로 공급하여 수질개선에 기여한다. 일부에서 보를 설치하면 수질이 악화된다는 우려를 하고 있으나, 수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가동보(可動洑)로 설치되어 갈수기와 홍수기 시 적절하게 수문을 조절하여 수질개선과 함께 물 이용을 확대할 수 있다. 또한 하천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265개 하·폐수 처리장에 총인 처리시설 추가 설치 등 환경기초시설을 대폭 확충하는데 3조9,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물론 수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하천 부지 내 농경지도 정리한다.

동시에 국가하천 929㎣를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고 지방하천(100개), 도시하천(20개), 실개천의 생태복원도 함께 추진함은 물론 수변공간을 확보하고 수상레저와 문화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친수공간을 조성한다.

강은 있는 그대로 보존(保存) 하기보다는 온전하게 갈고 다듬는 보전(保全)에 그 가치를 두어야 한다.

특히 우리 강원지역은 전국 어느 지역보다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에 취약한 곳이며 또한 수상레저에 대한 인프라가 그 어느 지역보다 우수한 지역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성공적 추진에 기대를 가져볼 만하다.

일년 내내 맑은 물이 흐르고 멱 감는 아이들의 경쾌한 소리가 넘실넘실 넘쳐나는 우리가 꿈이라 했던 이야기들이 4대강에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강원의 역사展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