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성 정암리 인근 추석 전 집중호우로 물바다
… 원주국토관리청 “배수관 설치하겠다”
집중호우 시 하천 범람으로 인한 수해를 예방하기 위해 실시되고 있는 하천 제방 축조 공사가 오히려 물난리를 야기했다.
27일 횡성읍 정암리 생운천 제방공사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조원영(77)씨는 추석 하루 전날 집중호우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생운천 하천제방 공사로 높아진 제방이 거대한 둑 역할을 하며 집 뒤편 산에서 쏟아져 내린 물이 미처 빠져 나갈 곳이 없어 앞마당으로 쏟아져 내려오며 순식간에 물바다로 변해 버렸기 때문이다.
뒤늦게 횡성군에서 대형 양수기 3대를 동원해 물을 퍼내 집 안까지 침수되지는 않았지만 자칫 명절을 지내러 고향을 찾은 친척들이 모두 수해를 당할 뻔했다.
조씨는 “이번뿐만 아니라 지난 여름 장마철에도 침수 피해를 입었다”며 “올해초 착공한 생운천 제방 축조 공사 당시부터 수차례에 걸쳐 장마철이 되면 집이 침수될 수 있으니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해당기관이 이를 묵살했다” 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공사를 착공하며 조씨의 집이 침수될 우려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돼 지난 7월 배수관 신설을 추진했었지만 지속된 비로 공사를 하지 못했다”며 “산쪽에서 내려오는 물을 처리할 수 있는 배수관을 설치 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배수관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축조된 제방을 다시 허물고 공사를 해야 해 탁상행정식 설계로 인한 주민 피해는 물론 예산낭비라는 지적은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횡성=이명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