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구제역 매몰 가축 침출수 철저한 관리를

구제역 가축 살처분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확인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가뜩이나 부적절한 지대, 부실한 매몰 사례가 속속 드러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매립 2개월이 지났음에도 침출수가 보이지 않아 2차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가 최근 도내 가축 매몰지 470곳 중 400군데에 대한 침출수 발생 여부를 조사했다고 한다. 이 결과 68곳에서만 침출수가 확인됐다고 알려졌다. 춘천지역의 경우 단 한 곳에서도 침출수가 나오지 않았다. 홍천은 35군데 중 단 한 곳뿐이었다. 그런가 하면 구제역이 극심해 매몰지가 가장 많은 횡성은 117군데 중 17곳에 불과했다. 봄철에 따라 이미 땅은 충분히 녹았다. 그럼에도 침출수가 확인되지 않는 매몰지가 대부분이라니 걱정이 크다.

침출수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각자의 입장에 따라 갖가지 견해가 나오고 있다. 그중 도를 비롯한 관계당국에서는 아직 침출수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예상보다 침출수 생성이 늦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출수가 아직 아랫부분으로 내려가지 않았거나 매몰지 내 흙에 스며들었을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동물의 사체가 땅에 묻히고 나서 한 달가량 지나면 침출수가 고여 매몰 공간 밖으로 나올 만한 양이 된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를 감안하면 급박하게 진행했던 매몰작업 과정에서 구덩이 바닥의 비닐막이 손상돼 지하로 유입됐을 것이라는 관측을 배제할 수 없다.

도 관계자는 매몰지의 구조가 완벽해 침출수가 지하로 유출됐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매몰 당시 아래쪽부터 비닐-흙-생석회(5㎝)-흙-가축-흙(복토용)-생석회(5㎝)-흙(복토용)-흙(성토용)의 구조로 철저하게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토목·환경 전문가들은 수천 마리의 가축에서 발생한 침출수와 부패물질의 무게가 특정 지점에 집중돼 석회층과 비닐층의 균열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침출수가 매몰지 밖으로 흘러나오는 사고가 속속 전해지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안심할 수 없다. 침출수가 땅속에 스며들면 지하수와 토양오염 등 씻을 수 없는 환경재앙을 촉발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반드시 추출해서 차질없이 처리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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