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공짜 퇴비 준다더니 폐기물 버리고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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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홍천군 남면 월천리의 한 논밭 100여㎡에 가축 분뇨와 맥주제조 찌꺼기로 보이는 폐기물 수톤가량이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돼 환경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홍천=이무헌기자

홍천 남면 월천리천 인근 논밭

사료업체 야적한 것으로 추정

고인 물 등 썩어 악취 심각

인근 주민들·군부대 식수원

수질오염 불안감 점점 커져

홍천군 수질검사 의뢰키로

지난 6일 홍천군 남면 월천리천 인근 논밭에는 무더위보다 더 힘들게 하는 악취가 코를 찔러 어지러울 정도였다. 가축 분뇨로 보이는 폐기물과 맥주를 제조하고 난 뒤 버려진 찌꺼기 등이 논밭 100여㎡를 뒤덮고 있었다.

최근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폐기물과 섞인 고인 물은 곳곳에서 썩어 가고 있었다. 일부는 비닐을 덮었지만 이마저도 최근 내린 비에 곳곳이 묻혀버렸고 악취제거 및 환경오염 방지 기능은 이미 상실한 듯 보였다.

인근 3m 정도 떨어진 곳에는 하류지역 100여 가구와 군부대 등 200여명이 식수로 사용하는 월천리천이 흐르고 있어 수질오염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해칠까 우려됐다.

주민 황모(76)씨는 “올여름 어느 사료업체에서 무료로 퇴비를 준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폐기하고 난 뒤 연락도 없다”며 “냄새는 계속 나는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처럼 순진한 농심을 공짜 퇴비로 유혹해 적절한 환경오염 예방 조치도 없이 폐기물을 버리고 나 몰라라 하는 현장은 월천리 이외에도 곳곳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확한 현황 조사와 함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민 박모(53)씨는 “구제역 가축 매몰지에서 나오는 침출수보다 이렇게 무단 폐기된 폐기물에서 나오는 침출수가 더 위험하다”며 “군에서는 주민들에게 행정지도를 할 것이 아니라 폐기한 업체에 대해 근본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 관계자는 “논밭 주인이 퇴비로 쓰겠다고 해서 사료처리업체가 야적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인근 지하수의 수질검사를 의뢰하고 비닐을 덮어 물이 스며들지 않고 더 이상 침출수가 들어가지 않도록 행정지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천=이무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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