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춘천]영아 전담시설 태부족 `엄마는 괴로워'

춘천지역 출생아수 증가에도 단 2개소가 전부

영아시설 대기자만 200명 이상 추정 개선 시급

【춘천】갓 돌이 지난 아들을 둔 워킹 맘 김모(32·춘천시)씨는 출근길마다 마음이 찡하다. 젖먹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오후 3시가 되면 베이비 시터(육아도우미)가 집에서 퇴근 때까지 돌봐주는 일도 그렇다.

그나마 1년 유아휴직을 이용해 아장아장 걷기라도 하는 아이를 품에서 떼니 다행이라고 여기지만, 엄마의 길은 험난하다. 남편은 출산을 앞두고 타 지역으로 전근, 1년째 주말부부이다.

김씨는 “애를 돌봐줄 베이비 시터를 찾는 것도 쉽지 않고, 구했더라도 사실 안심이 안된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달에 분유값 기저귀값 빼고 50만~70만원을 줘야 한다. 가장 믿을만한 곳이 영아 전담 시설인데, 대기자가 길어 언제쯤 차례가 올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는 비단 김씨만의 일이 아니다. 신혼부부 5쌍중 4쌍이 맞벌이 부부인 현실에서 가장 큰 벽은 바로 '육아'이다. 친정이나 시댁에서 아이를 돌봐주는 경우는 맞벌이부부의 선망의 대상이다.

영유아 보육 시설 가운데 0세~2세인 영아만을 전담하는 시설이 부족하다. 춘천의 경우 영아 전담 시설은 국공립 애니와 투니, 법인의 예슬 등 단 2곳으로 정원은 130명 규모이다. 특히 춘천의 국공립 어린이집 7개소의 영아 시설에 대한 대기자 수는 200명 가까이 이르고 있다. 대기자가 많아 지레 포기하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사립 어린이집은 영유아를 포함해 여전히 20%이상의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국공립과 사립간의 격차이다. 반면 최근 2년간 춘천의 출생아수 증가 추세는 뚜렷하다. 올해만도 7월 말 기준 1,49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13%가량 더 늘었다. 이 같은 통계를 종합하면 최근 춘천 지역의 2년간 출생아 수는 약 4,700명 안팎이다. 하지만 국공립과 사립 등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영아수는 3,700명 안팎. 결국 1,000명가량이 주부가 보거나 베이비 시터가 맡는 경우라고 볼수 있다.

사정이 이렇지만 보육 시설의 영아 전담에는 교사 충원 등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현행 규정상 영유아 1인당 보육교사 비율은 0세는 아이 3명당 교사 1명, 1세는 교사 5명, 2세는 7명인데 반해 3세부터는 15명으로 크게 늘어난다. 시설로서는 보육교사 구하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유아보다 손이 갈 곳이 더 많다. 주부 박모(29·춘천시)씨는 “만2세 이전의 아이를 전담할수 있는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며 “인구 늘리기 늘리기 하지만 낳고 싶어도 보육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현실부터 개선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재일기자 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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