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수 확보 대책이 절실하다. 가을 가뭄이 심각하다.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도내 내륙지역 곳곳에서도 물 공급을 요청하고 있다. 더욱이 향후 강수량도 평년보다 적을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관측이다. 다가올 겨울철 갈수기 걱정을 더하게 하는 상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철원 화천 양구 홍천 평창 지역의 가뭄 판단 지수는 4단계 중 가장 심각한 '매우 위험' 수준이다. 춘천과 인제는 두 번째로 높은 단계인 '가뭄' 상태다. '매우 위험' 단계에선 제한 급수와 작물 피해 등이 초래된다. 물 부족 시작 단계인 '가뭄'의 경우 주민들의 자발적인 절수가 필요하다. 지난 2009년 태백시를 비롯한 도 남부지역에서 있었던 최악의 가뭄 사태가 생생하다. 자연생태계가 파괴되고 주민들은 전국에서 보내주는 생수로 연명할 정도였다. 당시 정부가 근본적인 물관리 대책을 내놨지만 지금 또다시 '물과의 전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가뭄은 기본적으로 비가 오락가락하는 데서 비롯된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불가항력적인 천재라기보다 물관리가 허술한데 원인이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여름 많은 비가 내리자 댐과 저수지들이 수문을 열어 수위를 낮췄으나 정작 8월 하순 이후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따라서 댐의 수위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다. 댐 관리 기관에서는 현재 수위에서 겨울철 평균 정도의 강수량을 기록할 경우 내년 우기까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워낙 기후가 들쭉날쭉해 안심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지난 8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도내에 내린 비는 136.6㎜에 불과하다. 평년 같은 기간의 38% 수준이다. 이달 들어서는 비가 전혀 내리지 않고 있다. 이런 관계로 내륙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물을 보내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당분간 해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관계당국에서는 지금과 같은 물 부족 현상이 다음 달까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음 달 초까지 별다른 비 소식이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해 기상청에서는 11월 상순까지는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보여 용수 확보, 농작물 관리 등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어떠한 경우라도 물 공급은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다. 지자체와 물관리 기관에 충분한 용수 확보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