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의사 수 전국 최하위에 그친 도내 의료환경

강원도 내 척박한 의료환경을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강원지역 의료환경 수준이 전국 최하위권인 것이 또 밝혀졌다. 전국의 의사 수는 12만2,685명이다. 1999년 6만8,204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도내 의사는 3,337명으로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는 2.2명에 불과하다. 서울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10년간 의사 면허자가 2배 이상 증가했으나 도내 의사 기근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열악한 도내 의료환경의 현주소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다.

군 지역으로 갈수록 의료 상황은 더 나쁘다. 춘천 원주 강릉 속초는 그나마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2명을 넘었으나 나머지 시·군은 1명 수준에 그친다. 의료기관과 장비가 크게 부족한 것도 마찬가지다. 등록된 도내 의료기관은 2,253곳이다. 서울의 강남구 2,643곳보다도 적은 규모다. 화천 고성 양양에는 기본 검사장비인 컴퓨터단층촬영기(CT)조차 없고 인제에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단 한 명도 없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내용이다. 도내 의료환경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도내 의료환경이 열악한 것은 어제오늘 불거진 일이 아니다. 병·의원마다 심각한 인력난과 경영난을 겪는 것은 오래됐다. 올 상반기에만 도내 3개 병원과 13개 의원이 경영 압박을 견디지 못해 폐업신고를 했다. 대학병원이 전문의 모집 공고를 내도 일부 전공과목의 경우 지원자가 아예 없을 정도다. 전문의들이 도내에서 개원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거액을 들여 개원하더라도 수익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도내 의료환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그만큼 지역민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도민들에게 좋은 의료환경을 제공하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 고가의 의료 장비와 의료 인력이 서울과 경기지역에 편중돼 있는 현재의 불균형 구조로는 지역민이 제대로 된 의료혜택을 받기 힘들다. 지난해에 도민 28만3,998명이 수도권 원정진료를 위해 2,500억 원이 넘는 진료비를 지출했다. 가벼운 질환도 수도권 병원을 선호하고 있다. 도내 환자가 수도권행을 택할수록 지역병원의 경영난은 심화되고 주민들의 의료혜택도 줄어든다. 지역에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당국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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