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감염병 '레지오넬라증'
지난달 태백·강릉서 발병
작년보다 한달 이상 빨라
치사율 15% … 주의보 발령
때 이른 초여름 더위로 치명적인 냉방병 레지오넬라증이 도내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22일 전국에 하절기 레지오넬라증 주의보를 내리고 지방자치단체와 다중이용시설 등에 예방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당부했다.
태백시보건소에 따르면 지난 달 18일 독거노인인 A(83)씨가 폐렴증세와 함께 갑작스런 호흡곤란을 일으켜 강릉아산병원으로 이송됐다. 정밀진단 결과 A씨는 레지오넬라증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보건소관계자는 “레지오넬라증 발생 이후 인근 아파트 단지 등을 조사했으며 다행히 식수원 등엔 문제가 없어 집단발병으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했다. 같은 날 강릉에서도 레지오넬라증 환자가 보고됐다.
3군 법정감염병인 레지오넬라증은 대표적인 냉방병으로 지난해 도내에선 5월말 첫 환자가 나왔다. 올봄 고온현상이 나타나며 지난해보다 한달 이상 빨리 환자가 나온 것이다.
25~42도의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레지오넬라균은 여름철 에어컨의 냉각수 또는 공공장소의 급수시설 등에서 번식한다. 이 균이 에어컨과 수도를 통해 호흡기를 거쳐 인체로 들어와 감염되며 치사율은 15%에 달한다. 면역기능이 떨어진 노인과 환자 등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치사율이 80%까지 높아진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목욕탕의 경우 여름철 욕수의 수질 관리 및 오수조를 청결히 하고 대형건물은 냉각탑에 대한 청소 및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했다. 23일도 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원지방기상청은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이 조금 낀 가운데 홍천 29도, 춘천 28도, 강릉 27도까지 오르는 등 초여름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예보했다.
최기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