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여름밤 더위를 식혀 줄 클래식과 춤의 향연, 제9회 대관령국제음악제가 26일 오후6시 알펜시아홀에서 공식 개막식을 갖고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간다. 정명화·정경화 예술감독이 두번째로 기획한 올해 음악제는 '춤에서 춤으로'를 주제로 다음달 11일까지 알펜시아 콘서트홀과 대관령 야외공연장(뮤직텐트), 용평리조트에서 다채롭게 열린다. 이에 앞서 음악제 개막식은 이날 오후6시 개최된다.
26일 개막… '춤에서 춤으로' 주제
17~20세기 춤곡의 세계 조망
피아니스트 피터 프랭클,
철원 출신 소프라노 임선혜 등
국내외 거장들 '한자리에'
1,300석 규모 '뮤직텐트' 첫선
■춤에서 춤으로…
올해 대관령국제음악제는 '춤에서 춤으로'를 주제로 한다. 17세기의 대중적인 춤곡에서 춤곡이 크게 유행한 20세기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4세기에 걸친 작품들을 통해 춤곡의 세계를 조망한다.
바르트크가 작곡하고 세케이가 편곡한 '루마니아 민속춤곡', 라벨의 '바발스', 번스타인의 '춤 모음곡', 재독작곡가 박영희의 음악제 위촉곡 '초희와 상상의 춤' 세계 초연, 스트라빈스키의 '병사 이야기' 등이 있다. 베토벤과 브람스, 드보르자크의 실내악곡에 포함된 춤곡들도 이번 음악제 무대를 빛낸다. 18세기의 대중적인 춤곡 미뉴에트가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는 것은 물론, 19세기 유명 춤곡인 왈츠도 소개된다.
세계적인 발레단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두 주역인 이리나 드보로벤코와 막심 벨로세르코프스키가 내한, 콘서트홀 무대에서 직접 발레공연을 펼친다. 국립발레단의 두 수석 김주원(객원)과 이동훈이 나란히 무대에 올라 지젤의 멋진 파 드 되를 보여준다.
정명화·정경화 대관령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은 “많은 콘서트 음악들이 춤을 염두에 두고 작곡됐다”며 “음악은 리듬 없이 존재할 수 없다. 리듬은 움직임이고 그 움직임이야말로 춤의 본질”이라고 올해 음악제 주제를 소개했다.
음악제 기간 클래식 칼럼니스트 전진수씨가 추천하는 10여편의 음악영화가 상영된다. 국립발레단 최태지 단장과 한국화랑협회 표미선 대표 등이 각각 춤과 미술이라는 인접예술장르에 대한 흥미로운 강연도 놓칠 수 없는 핵심 프로그램이다.
■대관령에 뜨는 별
수준높은 실내악 축제를 지향하는 대관령국제음악제에는 매년 훌륭한 음악가와 예술가들이 참여하면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도 차세대 주자에서부터 음악계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중견·노장 음악가들이 음악제를 빛낸다.
노부코 이마이와 프란스 헬머슨, 미하엘라 마틴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미켈란젤로 현악사중주단은 최근 20대의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아우스트리치를 새롭게 영입,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대관령국제음악제 공연을 통해 첫 선을 보인다.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가세해 브람스 피아노 오중주를 연주한다.
정명화 예술감독은 올해 헝가리 출신의 거장 피아니스트 피터 프랭클, 2008년 그라모폰상 수상자인 비올리스트 막심 리자노프,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 로버트 맥도널드와 함께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 소나타 등을 들려준다.
세계 고음악계를 누비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철원 출신 소프라노 임선혜가 리릭 바리톤 니콜라이 보르체프와 함께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인디애나 음대 교수인 바이올리니스트 배익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비올라 수석 장중진 등 세계 무대를 주름잡는 중견 음악가들과 웨인린, 신아라, 헝웨이황, 채재일 등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주요 연주자들,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 권혁주, 신현수, 피아니스트 김선욱, 조성진, 첼리스트 김민지 그리고 세종솔로이스츠의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폴 황 등 차세대 젊은 음악가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특히 배익환, 장중진, 강주미, 신현수, 권혁주, 웨인 린, 헝웨이황, 박상민, 마이클 울프 등은 드림팀 'GMMFS 현악앙상블'을 구성, 저명연주가시리즈 마지막날인 다음달 5일 드보르자크의 세레나데를 들려준다.
■새로운 명소, 뮤직텐트
올해 음악제는 1,300석 규모 다목적 공연장인 대관령 야외공연장(뮤직텐트)이 첫 선을 보이는 등 볼거리가 풍성해 졌다. 이 곳에서의 첫 연주는 27일 오후 7시 30분 두번째 저명연주가 시리즈인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가 준비돼 있다. 서울시향 부지휘자인 성시연이 GMMFS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소프라노 임선혜와 테너 김우경, 바리톤 니콜라이 보르체프 등이 참여한다.
이 작품은 대관령국제음악제 사상 가장 큰 규모다.
뮤직텐트는 축음기의 나팔 모양을 본뜬 독특한 형태의 지붕과 유리벽이 인상적인 다목적 공연장으로, 미국 아스펜의 '베네딕트 뮤직텐트'처럼 벽을 열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공연 관람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진행되는 저명연주가 시리즈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는 영상음악회도 이 곳에서 제공된다.
허남윤기자 paulhur@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