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관령국제음악제 2배 즐기기
올해부터 인접예술장르 강연
대관령국제음악제의 또 다른 즐거움은 평소 만나기 힘든 인물들을 가까이서 만나 직접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춤에서 춤으로'를 주제로 한 올해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최태지 국립발레단장, 표미선 한국화랑협회장은 각각 춤과 미술이라는 인접예술장르에 대한 흥미로운 강연을 펼친다.
또 유럽 오페라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소프라노 임선혜는 '아티스트와의 대화'를 통해 관객들과 음악 이야기를 나눈다.
국립발레단 수장이 음악제에 초청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특히 올해는 최 단장에게 더없이 중요한 해로 누구보다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국립발레단 창단 반세기를 맞아 이를 기념하는 프로젝트 준비에 여념이 없지만, 최 단장은 직접 원고를 준비해 대관령국제음악제를 찾는다.
최 단장은 “정명화 감독이 국립발레단 공연 때마다 자주 와서 본 뒤 눈물을 흘리며 감동을 전했고, 그것을 계기로 올해 최고의 클래식 음악축제에 초대받게 됐다”고 전했다. 최 단장의 강연은 '발레의 역사'를 주제로 29일 오전 11시 알펜시아 오라토리움에서 열린다.
한국화랑협회 표미선(표화랑 대표) 회장은 다음 달 4일 오후 4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현대미술, 그 중심에서 거닐다'를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최근 미술계 개혁의 중심에 서있는 표 회장은 저축은행 불법 대출건에 특정 화랑이 단골로 등장하며 미술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처럼 바쁜 일정 속에서도 현대미술의 흐름과 중요성을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대관령국제음악제 초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표 회장은 “그림이 검은돈이나 비자금의 온상인 것처럼 비쳐지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미술계가 다시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아시아의 종달새'로 불리며 유럽 오페라 무대를 누비고 다니는 소프라노 임선혜는 이번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28일 오후 4시30분 '아티스트와의 대화'를 통해 관객과 음악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유럽에서 쟁쟁한 실력의 오페라가수들 사이에서 인정받기까지의 인생사가 어떤 형태로 전해질지에 음악 애호가들의 기대가 크다.
임선혜는 이에 앞서 27일 평창 알펜시아 뮤직텐트에서 테너 김우경, 바리톤 니콜라이 보르체프 등과 함께 '저명연주가 시리즈-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천지창조'에, 30일에는 고향인 철원에서 열리는 지역연주회에 각각 참여한다.
안정주 대관령국제음악제 운영실장은 “대관령국제음악제는 단지 연주회를 관람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아티스트들과 함께 호흡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마련된다”며 “특히 올해는 인접예술장르로 대상을 확대해 폭넓은 예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허남윤기자 paulhur@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