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산사태 취약지 330곳 달하는데 올해 사방댐 신설은 단 30개뿐

동부지방산림청 조사 결과

강릉·양양 등 37만㏊ 위험

예방·대응 체계 구축 방침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북상한 28일 강릉시 구정면 구정리에 위치한 강릉 솔향수목원 계곡은 상류에서 밀려오는 짙은 흙탕물로 가득했다.

강릉시는 수령 50년 이상된 금강소나무와 덩굴식물, 야생화 등 15만 그루 이상의 수목을 심어 지난해 12월부터 솔향수목원을 임시 개장해 운영하고 있다.

수목원 계곡 경사면에는 1m 내외, 계곡 바닥에는 그보다 작은 사석들을 쌓아 자연 계곡의 형태와 경관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산사태 예방 측면에서 계곡을 끼고 조성된 수목원은 '토석류 취약지역'에 해당한다.

수목원 계곡 바로 아래 버트레스 형태의 사방댐 1개소가 설치돼 있지만 상류에서 밀어닥치는 토석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더욱이 계곡에서 불과 1.6㎞ 하류에 구정면 구정리 마을이 위치해 집중호수 시 계곡을 타고 토석이 마을을 덮칠 우려도 있다

동부지방산림청이 국유림을 중심으로 산사태와 토석류 취약지역을 실태 조사한 결과 강릉지역에서만 38개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각 국유림관리소별로는 양양 61개소, 평창 61개소, 영월 45개소, 정선 52개소, 삼척 49개소, 태백 24개소 등 관할지역내 산사태·토석류 취약지는 330개소로 산림면적은 37만7,254㏊에 달했다. 그나마 동부산림청이 올해 74억8,600만 원을 들여 강릉 4개소, 양양 4개소, 평창 5개소 등 7개 국유림관리소에 총 30개소의 사방댐을 신설하고 취약지 10㎞에 계류보전 사업을 실시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동부지방산림청 관계자는 “지난 23일부터 산림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돼 앞으로 체계적인 산사태 예방·대응체계 구축이 가능해졌다”며 “우선 다음 달 중 산림기술사, 산림토목공학 전공 교수, 환경단체, 주민 대표 등으로 산사태취약지역 지정위원회를 구성한 뒤 취약지 관리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강릉=최성식기자 choigo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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