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개교 연평균 농도 156.84Bq
전국 평균보다 58.4Bq 높아
WHO 자료 비교 세계 최고 수준
화강암 많은 도내 지형 주요인
환경부 무대책 관리 지침 시급
도내 77개의 초등학교 연평균 라돈 검출량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라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장독성,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실내 라돈 조사' 자료를 '2010년 WHO 실내공기질 가이드라인'에서 조사된 29개 국가와 비교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장 의원에 따르면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도내 77곳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측정한 연평균 라돈 농도는 156.84베크렐(이하 Bq)로 조사됐다. 이 중 100Bq 이상이 45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200Bq 이상이 17곳, 400Bq 이상도 4곳씩이나 됐다. 이는 2010년 WHO 실내공기질 가이드라인에서 조사된 29개 국가 중 주택 내 라돈을 가장 많이 배출한 체코(140Bq)보다 16.84Bq이 높은 수치다. 인접국가인 일본과 중국의 주택 내 라돈의 연평균 농도는 각각 16Bq, 44Bq에 불과해 도내 초등학교 평균보다 9.8배, 3.6배가 낮았다.
조사를 실시한 전국 580개 초등학교 연평균 라돈 농도도 98.44Bq로 도에 비해 58.4Bq이 낮았다.
라돈은 암반이나 토양, 지하수 등에서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자연방사성 물질이어서 이처럼 도내 라돈 수치가 높은 이유는 화강암이나 암석 등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장 의원은 2010년부터 '전국 라돈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가 꾸준히 제출됐지만 환경부가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환경부의 2014년도 예산안 설명자료를 보면 2013년 지각방사능측정기반 구축, 2018년 라돈 국가배경농도 조사·국가라돈지도 작성을 마치고 나서야 지각방사성물질 관리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향후 5년간 국민이 라돈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사능에 취약한 어린이집·유치원·학교·노인시설 등에 대해 우선적으로 전면적인 라돈 농도를 측정해 라돈 관리 지침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모기자 kmriver@kwnews.co.kr
라돈-장기 노출 땐 폐암 등 유발
라돈은 토양이나 암석, 물속에서 라듐이 핵분열할 때 발생하는 무색·무취한 가스로 밀폐된 실내공간에 고농도로 축적돼 문제를 일으킨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라돈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신장독성, 폐암 등에 걸릴 수 있다. 특히 라돈은 흡연 다음으로 폐암의 주 발병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전체의 3~14%를 차지한다. 실내에 존재하는 라돈의 80~90%는 토양이나 지반의 암석에서 발생된 라돈 기체가 건물 바닥이나 벽의 갈라진 틈을 통해 들어온다. 그밖에 건축자재에 들어있는 라듐, 지하수에 녹아 있던 라돈이 실내로 유입되기도 한다. 라돈의 약 95%가 실내공기를 호흡할 때 노출되는 것이며 이 밖에 라돈이 들어있는 지하수를 사용할 때 노출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