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해병(公害病)이다. 그야말로 '공공의 적'이다. 그런데 이 병명은 의학에 앞서 사회과학적 개념에서 생긴 용어다. 1987년 서울의 한 연탄공장 근처에 살던 진폐증 환자들의 호소로 처음 법적으로 인정됐다. 대기오염을 비롯해 폐수, 농약에 의한 농산물·토지·수질오염, 식품공해, 배기가스, 폐기물에 의한 환경오염, 도시의 소음 등을 통칭한다. 그러고 보면 문명병이다.
▼임상적으로 공해병은 소화기와 호흡기, 그리고 피부를 통해 체내에 섭취되는 오염물질로 인한 중독성 질환이다. 분진·방사성물질로 인한 직업병도 포함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공해' 하면 대기 중에 떠다니는 이물질에 의한 피해로 인식한다. 분진에 의한 광부들의 진폐증도 마찬가지다. 먼지가 몸속에 흡입·축적돼 폐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젊은이들에게는 '먼지'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우수 어린 분위기가 물씬했던 김광석의 목소리가 생생한 '먼지가 되어'다. “바하의 선율에 젖은 날이면/ 잊었던 기억들이 피어나네요/ (…)/ 작은 가슴을 모두 모두어/ 시를 써 봐도 모자란 당신/ 먼지가 되어 날아가야지/ 바람에 날려 당신 곁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 먼지가 되고 싶다는 절절한 울림이다.
▼요즘 중국에서 날아드는 먼지로 인한 고충이 심각하다. 한반도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평소의 3배에 달할 정도다. 기상청의 '초미세먼지주의보' 발령도 부쩍 빈번해졌다. 고성능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의 필터 효과에 기대야 할 형편이다. 봄철에 기승인 황사현상은 또 어떨는지…. 이래저래 걱정거리가 부유(浮遊)하는 시류임을 실감한다.
용호선논설위원·yonghs@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