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까지 이어지는 게릴라 폭우
1970년 163㎜, 2000년 285㎜
도내에 눈·비가 내리는 날이 줄고 있지만 강수량은 오히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한 번 내리면 많은 비가 오는 아열대성 강수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 황사는 50년간 5배 가까이 급증했다.
강원일보는 54년간 1만9,710일 동안 강릉(1960~2013년)과 춘천(1966~2013년)의 일일 날씨기록을 분석해 기후변화 패턴을 살펴봤다.
■비 오는 날↓ 양은↑, 동해안 건조화 현상
1960년대 강릉에 눈·비가 내린 날은 연평균 150일이었다. 2~3일에 한번 씩은 비나 눈이 온 셈이다. 1970년대에는 143일, 1990년대 149일, 2000년대 144일로 눈·비 내린 날이 계속 줄었다. 2010년 이후로는 강릉에 비가 내린 날이 1년에 141일로 50년 전에 비해 열흘 정도 감소했다. 춘천 역시 1960년대에는 1년에 139일가량 비가 내렸으나 이후 강수일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춘천의 연평균 강수량은 1960년대 연평균 1,404㎜였고 1970~1980년대에는 강수량이 1,200㎜ 정도로 가물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강수량이 크게 늘기 시작해 2010년 이후로는 50년 전보다 20%나 늘어난 1,763㎜의 비가 왔다. 강릉은 1960년대 한해 1,313㎜의 비가 왔으나 2000년대 연평균 강수량은 1,548㎜에 달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2019년까지 강수량이 1,289㎜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최근 50년 이래 가장 가문 시기를 보내고 있다.
■가을까지 이어지는 게릴라성 폭우
대개 6월부터 8월까지는 태풍, 장마의 계절로 인식된다. 하지만 최근에는 9월까지 집중호우가 이어지는 패턴을 보였다. 건기와 우기 나뉘는 아열대성 강수형태를 보이는 것이다.
춘천의 경우 1970년대 9월 평균 강수량이 144㎜였으나 2000년대 이후 256㎜로 급증했다. 강릉은 1970년 9월 평균 163㎜의 비가 왔으나 2000년대에는 285㎜가 쏟아졌다. 2010년 이후부터 2013년까지는 9월 강수량이 여름철(6~8월) 총 강수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강릉원주대 대기환경과학과 정일웅 교수는 “9월을 가을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여름과 같은 날씨를 보이면서 아열대화돼 가고 있다”며 “9월에 기온이 높다보니 수증기량이 증가하고 국지성 게릴라 호우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황사 급증
황사도 급증하고 있다. 1970년부터 1979년까지 10년간 춘천에서는 총 22일, 강릉 11일간 황사가 관측됐다. 당시만해도 춘천의 황사는 1년 동안 평균 2일, 강릉에서는 단 하루 동안만 황사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1990년대에는 춘천 4일, 강릉 3.2일 정도로 20년 만에 2~3배가량 늘었다. 2000년 이후로는 춘천의 황사가 1년간 10.2일이나 됐고 강릉도 8.7일로 폭증했다.
강원지방기상청 춘천기상대 관계자는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중국과 몽골 등 황사의 발원지의 온도도 상승하고 사막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황사가 늘고 봄이 아닌 다른 계절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기영·이지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