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오피니언]영동 대형산불 악몽 되풀이 안된다

김택암 양양국유림관리소장

2월 중순경에 내린 영동지역의 기록적인 폭설로 제설작업 지원을 나갔을 때 이렇게 많은 눈이 언제쯤 다 녹을까 하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올봄 산불은 끄떡없겠구나!' 혼자만의 생각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산불이 발생하고 있으니 변함없이 찾아오는 계절의 순리를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요즘 강한 바람이 부는 날이면 잠을 설친다. 지난 3월25일 오후 7시15분경 낙산사 부근에 산불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접하고 나도 모르게 가슴이 떨렸다.

현장에 도착하기 전 차량 안에서 2005년 4월4일 발생한 낙산사 대형 산불이 떠올랐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강한 바람에 맹렬히 타오른 화세는 동쪽 바닷가에 위치한 낙산사 쪽으로 번지고 있었다.

아! 또 그 꼴이 나겠구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강한 바람이 서서히 멈추면서 화두는 잡혀갔다. 민·관·군이 합심하여 초동진화로 큰 피해를 막았지만 놀란 가슴은 아직도 진정되지 않는다. 영동지역은 지역적인 특성으로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동저서고(東低西高)의 지형으로 4월 초순부터 중순까지 푄 현상의 강한 계절풍이 불고 있다. 이럴 때 산불이 발생하면 대형 산불은 불 보듯 뻔한 것이다.

최근 10년간 산불 발생 통계를 보면 봄철에 70%, 가을철에 30%가 발생한다. 원인별로 분석하면 입산자 실화 43%, 담뱃불 부주의 9%, 쓰레기소각 9%, 기타 39% 차지한다.

요즘 영동지역에는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가운데 산불경보 '경계' 발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 시기에 농산촌에서는 고춧대 등 각종 농산폐기물과 쓰레기소각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또한 즐거운 산행길과 차창 밖으로 무심코 버린 담뱃불이 산불로 이어진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풍부한 산림자원 그리고 산림문화 유산을 산불로부터 보호하여 자자손손 후손들에게 떳떳하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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