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씩 내리는 소나기에도 불구하고 영서내륙을 중심으로 가뭄이 심각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하늘에 비를 내려주길 기원하는 기우제(祈雨祭)까지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인제군은 17일 합강정 중앙단에서 군청 직원들과 도의원·군의원 당선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메마른 대지에 단비를 내려 달라는 소망을 담아 기우제를 봉행했다.
농번기 작물의 생명수나 다름없는 저수지도 빠르게 말라가고 있다. 도내 78개 농업용 저수지를 관리 중인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현재 도내 저수지의 평균 저수량은 48.2%로 평년 64.4%에 비해 한참 부족하다.
특히 철원지사가 관리 중인 내륙북부 접경지역의 저수율은 39%대로 가장 낮다.
실제 강원지방기상청의 가뭄판단지수를 보면 현재 춘천과 원주 철원 화천 양구 인제 횡성이 '매우가뭄' 상태이며 도내 그밖의 지역은 '가뭄' 상태로 나타나고 있다. 매우가뭄 단계에서는 농작물 피해와 광범위한 물 부족 및 제한이 나타나고 가뭄 단계에선 일부에서 물부족이 시작되며 자발적 절수가 요구된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17일부터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장마전선이 일시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지만 도내를 비롯한 중부지역으로의 북상 소식은 없다. 또 이날 내륙에도 소나기가 왔으나 10㎜ 정도에 그쳐 해갈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고 비 예보가 있는 21일에도 소량의 소나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강원지방기상청 임교순 예보관은 “소나기성 비가 자주 오다 보니 강수량이 부족해 물 부족 현상의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기영·이지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