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女 정상수치 4배 초과 확인
쇼크·폐렴 유발하는 위험 물질
정화공법·비소 누락 등 의혹도
공장 측 “역학·건강조사 검토”
강릉시 옥계면 마그네슘 공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의 소변에서 정상 수치 이상의 페놀이 검출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2013년 6월 이 공장에서 발생한 페놀유출사고 이후 1년3개월 동안 지하수와 토양 등에서 오염물질이 확인되기는 했지만 인체에서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단체에서는 역학조사와 함께 공장 직원을 비롯, 주민들을 대상으로 건강조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인체 페놀 검출로 인한 파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페놀, 신경계통 장애 유발=강릉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강릉시 옥계면 주수리의 김모(여·58)씨의 소변에서 정상수치보다 4배가량 높은 85.87mg/gCr의 페놀이 검출됐다. 김씨는 페놀이 유출된 마그네슘 공장 근처에서 최근까지 밭농사를 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페놀은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피부에 닿으면 발진이 생기고 체내에서는 소화기와 신경계통에 장애를 줄 수 있는 발암물질로 특정 유해물질로 분류되고 있다.
강희동 강릉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페놀에 심하게 노출됐을 경우 구토와 저혈압, 쇼크를 일으킬 수 있고 흡입할 경우 폐렴을 유발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물질”이라고 설명했다.
■정화공법 등 의혹 여전히 남아=㈜포스코는 지난 23일 공장 주변 3만1,419㎡ 면적의 토양과 11만6,659㎡ 면적의 지하수에 유출된 페놀 TPH, 벤젠 등의 오염물질을 토양의 경우 2018년 6월, 지하수는 2025년 9월까지 정화한다고 발표했다.
정화공법은 오염된 토양을 굴착한 후 세정 장치로 오염물질을 분리하는 방법과 세정제 및 산화제를 땅속에 주입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방법 등으로 이뤄진다. 이와 관련해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국내 적용 사례가 없는 정화공법을 채택한 것과 오염물질 중 비소가 누락된 점, 1년 이상 소요된 조사기간 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박 교수는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공장 인근 농지에서 지금이라도 경작을 금지해야 하고 주민들에게 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한다”며 “아직 풀리지 않은 의혹이 많은 만큼 앞으로도 마그네슘 공장에 대한 감시를 환경단체와 함께 계속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의혹은 누구나 제기할 수 있지만 정화공법은 정밀조사를 토대로 선정해 채택했다”며 “또 인체에서 페놀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서는 협의를 거쳐서 역학조사와 건강조사를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강릉=임재혁기자 jaehy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