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석면<1급 발암물질>·중금속 도 전역 노출

[긴급진단]청정 강원도가 위험하다

강원도가 위험하다. 1급 발암물질인 석면과 각종 중금속, 자연방사성 물질 등이 도내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다 이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석면의 경우 도내 전역에 깔려있고 일상 공간에까지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민들의 건강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강원일보는 소리 없이 다가온 각종 위험물질이 현재 어디에 어떻게 분포돼 있고 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분석한다.

도 2,057㎢ 전국서 가장 넓어

132개 학교 건물에서도 검출

석면 피해자 인정 도민 25명

폐금속광산 110곳 중 73곳도

토양·수질오염 기준치 초과

난개발 자제·안전 관리 시급

<1> 석면 지질도 첫 공개 '충격'

지난달 7일 환경부가 석면 지질도를 최초로 공개하면서 강원도는 충격에 휩싸였다.

국립환경과학원과 대한자원환경지질학회에서 분석한 자연발생 지질도에 따르면 강원도에서 석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 2,057.17㎢로 전국에서 가장 넓은 것으로 조사됐다.

석면은 호흡을 통해 가루를 흡입하면 폐암이나 폐증, 늑막이나 흉막에 악성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 밝혀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해 놓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질병이 나타나기까지 10~40년의 잠복기를 거치기 때문에 당장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석면이 발생할 수 있는 지질들이 도내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다는 것은 그만큼 주민들이 건강상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석면의 자연발생 지질은 규소 등을 포함한 '사문석(蛇紋石)'이 주로 노출돼 분포된 곳이었다.

뿐만 아니다. 이 같은 석면은 총 987곳의 도내 유치원과 초·중·고교 중 정밀조사가 끝난 151개 학교 건물 가운데 87%에 달하는 132개교에서도 검출됐고 일부 지역의 문화예술회관과 강원지방경찰청 등에서도 석면이 나왔다. 우리가 미처 신경 쓰지 못한 사이에 주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석면에 노출돼 있었던 셈이다. 실제 도내에서 석면피해구제제도를 적용받아 석면 피해자로 인정받은 도민이 25명에 달한다. 춘천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원주·영월·철원이 각 3명, 강릉·동해·홍천 각 2명, 속초·삼척·정선·양양이 각 1명씩이었다. 이들 중 4명은 폐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석면 이외에도 도내 곳곳에 산재해 있는 110개의 폐금속광산 중에서 토양 및 수질오염 기준을 초과한 광산이 73개나 됐다. 또 도내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마을 10곳 중 2곳은 장기간 마셨을 때 폐암이나 위암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자연방사성 물질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환경부 조사 결과다.

이와 관련,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산이 많은 강원도에는 석탄과 같은 유용한 광물이 많은 반면 석면이나 우라늄, 중금속과 같은 위험성을 내포한 광물도 존재한다”면서 “결국 청정지역도 사람이 활동하는 지상이기 때문에 과도한 개발은 피하고 정확한 정보에 기초한 안전한 관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경모기자 kmriver@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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