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1만㎞ 주행 이상없어 … 연 5,500억원 절감
정비업계 자동차 엔진성능 좋아져 교환주기 연장 가능
직장인 권모(33·춘천)씨는 자신이 소유한 2012년식 포르테 쿠페를 4만㎞정도를 주행했다. 지금까지 엔진오일 교환은 총 8번. 권씨는 “정비업소에서 5,000㎞ 이상 주행하면 오일 교환을 하라고 해서 그대로 따르고 있다”며 “하지만 왜 5,000㎞에서 오일을 교환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차량 운전자들이 엔진오일의 교체시기를 5,000㎞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과연 맞는 얘기일까.
한국소비자원에서는 실험을 통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엔진오일을 5,000㎞와 1만㎞ 주행 뒤 교체해도 차별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들은 결과보고서를 통해 “운전자들이 엔진오일을 자주 교환하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 실험은 불특정 운전자가 실제 주행한 총 7개 모델, 14대의 엔진오일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주행거리별 엔진오일의 유동점과 점도지수에서 5,000㎞와 1만㎞ 주행 뒤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나은수 한국소비자원 기계전기팀 연구원은 “교환주기를 개선해 5,000㎞에서 1만㎞까지 연장할 경우 교환횟수를 연 1회 정도를 줄일 수 있어 매년 약 5,500억원의 엔진오일 교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폐 엔진오일 처리비용과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면 그 이상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각 자동차의 사용 매뉴얼에도 엔진오일 교환시기를 대부분 '일반조건에서 1만5,000㎞ 또는 1년', '가혹조건에서 7,500㎞ 또는 6개월'로 권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임구 쌍용자동차 춘천정비사업소 정비총괄부장은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들은 엔진성능이 예전보다 월등히 좋아져 7,000~8,000㎞ 주기로 교환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임영재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검사처 차장도 “엔진오일 교환주기는 운행환경, 운전습관에 따라 다르지만 각 자동차의 사용설명서에 따라 보통 휘발유 자동차는 1만㎞, 경유자동차는 1만5,000㎞가 적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경모기자 kmriver@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