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창간특집]철마 다시 달리는 날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핵심 요충지

도약의 70년 - 철원군

◇지난 8월 5일 경원선 남측구간 복원 기공식이 열린 철원 백마고지역.

남북 교통 중심·농작물 풍요

6·25 전쟁 후 철도 끊긴 역사

철원산단·평화공원 유력 후보

경원선 복원 추진 교두보 기대

1930년대 철원군은 도내에서 춘천, 원주, 강릉에 버금갔던 큰 도시였다.

한반도 중심부에 위치한 강원도 제일 관문이자 강원도에서 가장 먼저 기차가 다닌 경원선 중간 기착지이자 광복 직후 1년 동안 강원도청 소재지가 존치하기도 했다.

광복을 맞은 1945년 철원군 인구는 10만명에 약간 못 미쳤으며 2·7일 장날의 경우 인근 6개 군민과 멀리 서울 원산주민 등 6만명이 모일 만큼 규모가 대단했다.

철원이 이처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것은 일제 시대인 1914년 서울과 원산을 잇는 경원선 철도가 놓이고 1919년 북한지역의 봉래호 물줄기를 철원 방면으로 돌린 게 큰 계기가 됐다.

“한 해 풍년이 들면 7년을 먹고 살 수 있는 고장”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경상도 전라도 함경도를 비롯, 전국 각지의 이주민들을 철원으로 불러 모았다. 1936년 철원역에서 금강산 장안사를 지나 원산까지 닿는 금강산선 전철이 개통돼 명실상부한 교통 요충지가 됐다.

그러나 광복과 함께 철원의 운명은 바뀌어 열차도 사람도 더는 갈 수 없는 막다른 곳이 됐고 예전의 번화했던 철원은 오늘날 적막한 구철원으로 변했다. 철원은 38선 이북으로 넘어갔다가 한국전쟁이후 일부지역만 회복됐다. 북녘과 금강산으로 달리던 경원선과 금강산전철도 끊기고 폐허가 된 채 복구되지 못하고 있다.

숱한 우여곡절 속에 70년이 지난 2015년인 올해 남북관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철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끊어진 경원선 남측 구간 철도 복원사업이 지난 8월5일 첫 삽을 뜨면서 본격화되고 있으며 철원산업단지 조성 사업지와 함께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사업 유력후보지 등 남북 협력 사업의 중심지로 우뚝 서고 있다. 경원선 철도 복원사업은 70년간 끊어져 있던 남북의 허리를 잇는 역사적인 공사가 시작됨에 따라 철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구상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 요충지로 떠오르게 됐다.

경원선이 복원되면 여수와 부산에서 출발한 우리 기차가 서울을 거쳐 나진과 하산을 지나 시베리아와 유럽을 연결하게 될 뿐 아니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통해 한국 경제의 재도약과 민족사의 대전환을 이루는 철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철원산업단지는 남북한 인력이 DMZ를 오가며 교류하는 새로운 개념의 남북경협 산업단지로 개성공단 운영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고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구상되고 있다.

철원읍 대마리 일대 330만㎡가 대상지인 평화산단은 1단계로 30만여㎡ 규모의 시범산업단지를 조성하고, 2·3단계에 걸쳐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밖에도 정부가 올 연말까지 후보지를 확정하기로 한 DMZ세계생태평화공원은 월정역 북쪽인 산명리, 유정리, 흥원리, 중강리 일대 7.82㎢가 후보지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철원이 평화산업단지 조성사업지와 DMZ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지로 거론되는 것은 한반도 X축의 정중앙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수도권과 대륙을 연결하는 동북아 교통의 요충지일 뿐 아니라 국도 3호선을 비롯한 단절된 도로와 철도 복원을 통한 남북 교류협력의 교두보라는 평가 때문이다.

주민들은 남북이 경제협력 여건이 형성되는 기류인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철원산업단지 특별법 제정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치권의 관심을 바라고 있다.

경원선이 운행되던 시절 유년을 보낸 70대 이상 주민들은 지금도 구철원의 번영에 대해 숱한 이야기꽃을 피우며 생전에 남북이 통일돼 번화한 예전의 철원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철원=이정국기자 jk2755@kwnews.co.kr

■철원군 연혁

△1434년:세종 26년. 경기도에서 강원도로

이관.

△1914년:군·면 폐합에 따라 경기도 삭령

군의 내문, 면 등 3개면이 철원군

에 병합. 10개 면으로 개편.

△1945년:광복과 동시에 북위 38도선을 경

계로 남북 분단 철원군 전역

공산 치하에 들어감.

△1963년: 구 김화군중 8개 읍·면이 철원

군에 편입. 신서면이 경기 연천

군에 편입.

△1979년: 갈말면이 읍으로 승격.

△1980년: 동송면이 읍으로 승격 4읍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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