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 업체 조합 결성… 신뢰감 얻고 운영비 대폭 줄인 경영 선진화 성공
관광 비수기 '가을~봄' 지역 과일 즙 제조·판매 매출난 극복 나서 눈길
매출 신장에 꼭 필요하지만 소상공인들이 엄두도 못내는 분야가 '홍보·마케팅'이다. 당장의 운영 자금을 마련하다 보면 고객 관리와 브랜드 구축은 '그림의 떡'이 되기 십상이다. 중소기업청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사업 중 공동브랜드, 마케팅 분야 지원을 받아 매출을 늘린 영월군 동강래프팅협동조합을 만나봤다.
■비슷한 고민 해결 위해 동업 결심=동강 물살, 기암절벽이 어우러진 영월군 영월읍 거운리. 평균 연령 40대 중반인 마을의 6개 래프팅 업체 대표들은 평소 사업 이야기를 나눴다. 한 다리 건너면 친척, 친구여서 경쟁보다 '다 같이 잘 살아보자'는 마음이 강했고, 모두가 겪는 사업상 애환을 보게 됐다. 고객을 외지에서 끌어와야 하는데 홍보비가 만만치 않다는 것. 누군가의 “뭉쳐 보자”는 제안에 “협동조합을 만들면 정부 지원이 있다”는 정보가 더해졌고, 중소기업청의 소상공인협동조합 활성화사업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2015년 12월, 브랜드와 로고 개발비, 홈페이지 예약관리시스템 구축비로 3,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운영비 절감+고객 확대+경영 선진화'=동강래프팅협동조합은 지난해 4월부터 운영됐다. 개별로 포털 사이트 등에 광고를 낼 경우 비용만 연간 3,000만원씩 들었지만 조합의 브랜드·로고로 광고를 하니 일단 광고비가 크게 줄었다. '협동조합'이 신뢰감을 주는 요인이 돼 고객도 늘었다. 마을에는 작은 사무실을 내고 직원 2명을 둬 고객 응대, 예약관리시스템을 통합 운영했다. 개별업체로 5명 미만 고객이 오면 래프팅 보트 한 대를 출발시키기 어려웠지만, 통합해 운영하니 조 편성도 쉬워졌다. 안전요원 인건비, 차량 운행비를 포함해 운영비의 10%를 절감했다. 막대한 비용이 드는 예약관리시스템도 공동경비로 구축해 수작업으로 해 오던 예약작업도 효율적인 체계를 갖췄다.
■비수기 매출 위해 새로운 도전=동강래프팅협동조합은 매주 월요일 회의를 한다. 조합원 5명이 만장일치로 합의를 볼 때까지 3시간씩 걸리기도 한다. 초창기에는 수익 배당을 영업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안을 놓고 가장 격렬하게 토론했다. 막상 영업 기여도를 따져보니 큰 차이가 없어 요즘은 공동분배로 가닥을 잡아가는 중이다.
황종길 이사장은 “단기적인 손해도 감수해야 장기적으로 오래가는 게 협동조합”이라며 “지나고 보면 손해도 이득이었다”고 말했다.
동강래프팅협동조합은 요즘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가을부터 다음 해 봄까지 이어지는 비수기에 수익을 얻기 위해 가공식품을 만드는 것으로 농촌 어르신들로부터 포도, 사과를 제값을 주고 사서 즙을 만드는 안이다. 즙을 팔 고객은 래프팅협동조합의 예약통합관리시스템에 구축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도내 관광업계의 고질적인 취약점인 '비수기 매출난'을 극복하는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눈여겨 볼 만한 도전이다.
신하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