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평창올림픽]가장 고통스러운 신체부위 '발'…방한덧신 반드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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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개·폐회식 추위 대책은

조직위 지급 방한용품 5종세트로는 칼바람 못막아

행사 2시간 … 부동자세보다 환호 보내며 몸 움직여야

관중 3만여명 입·퇴장 대기시간 축소방안 마련 시급

본보 취재진이 직접 체험한 평창 개·폐회식장 일대의 혹한은 가혹했다. 실제 이곳은 황태덕장이 자리 잡던 곳이다. 덕장은 예전부터 전국에서 가장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곳에 설치됐다. 특히 이 일대는 한겨울 매서운 북서풍으로 유명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뒤늦게 스탠드 맞은편 관람석 외벽에 방풍막을 설치하는 이유다.

조직위는 물론 관람객들도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만 수만명의 관람객이 안전하고 따뜻한 개회식을 즐길 수 있다. 이번 한파 체험을 바탕으로 개회식 전에 풀어야 할 과제를 살펴본다.

■발을 보호하라=3시간 이상 한파에 노출되며 가장 고통스러운 신체 부위는 발이었다. 상·하체와 손, 얼굴 등은 두꺼운 옷차림과 방한용품을 통해 어느 정도 보호가 가능했다. 하지만 발은 한기가 스며들기 시작하면서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올림픽 개·폐회식장은 조립식 철제 구조물로 만들어져 발밑으로 계속 한기가 올라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조직위는 개회식 입장 관중 전원에게 우의, 무릎담요, 방석, 손·발 핫팩 등 방한용품 5종 세트를 지급한다. 이와 함께 일회용 방한덧신을 추가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기시간을 줄여라=한파 속에 가만히 서 있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개회식 입장관중은 3만5,000여명으로 관중 유형별로 입장을 달리하더라도 긴 대기시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보안을 중시하는 올림픽 특성상 관중 한 명, 한 명씩 반드시 보안검색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조직위는 보안검색 시간을 줄이기 위해 외투 착용 상태로 검색을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밤 10시 개회식이 끝나고 추위에 지친 관중들이 서로 먼저 식장을 빠져나가려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또 개·폐회식장 주변으로는 38개의 화장실이 설치된다. 화장실 이용 시 줄이 길게 늘어서는 일이 없도록 추가 설치 등을 검토해야 한다.

■일어나 즐겨라=사전공연과 2시간에 달하는 개회식을 앉아서 부동자세로 즐기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적극적인 자세와 열광적인 환호, 응원을 보내면서 몸을 계속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 관람객이 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사전행사와 본 행사에 관중들이 일어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참여프로그램을 대폭 늘려야 한다.

■체면보다는 실용=올림픽 개회식에서 체면을 차리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찬 공기와 바람을 막기 힘든 구두, 정장, 코트 등의 옷차림은 절대 금물이다. 방한·방풍 기능을 갖춘 옷차림과 각종 겨울 용품으로 중무장하고 올림픽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조직위는 개회식 VIP와 입장권 구매자들에게 개회식 수일 전부터 이메일 등을 통해 기상상황을 수시로 브리핑하고 따뜻한 옷차림을 갖추도록 집중 홍보해야 한다.

■바람을 막아라=취재 당시 대관령 일대는 기온이 크게 떨어져 다행히 바람은 크게 불지 않았다. 지난 13일 초속 2.8m 가량의 바람은 충분히 견딜 수 있다. 하지만 내년 2월에도 바람이 불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대관령 지역의 최근 10년간 2월 평균 기온은 영하 4.5도이며 평균 풍속은 초속 3.6~12.9m였다. 영하 5도 정도의 기온이라도 초속 10m 이상의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진다. 이에 조직위는 개·폐회식장 맞은 편을 감싸는 폴리카보네이트 코팅 소재의 방풍막을 설치하는 것이다.

관중들에게는 바람을 막기 위한 우의가 제공된다. 하지만 철제 구조물의 빈틈을 타고 발 아래로 부는 바람도 완벽히 차단이 가능한 지 정밀한 검증이 필요하다.

평창=최기영기자 answer07@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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