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大, 대규모 시설 투자·과감한 환경 개선
체질 바꾸고 혁신역량 제고 병행해야 '시너지'
스스로 변화하는 대학만이 살아남을 수 있어
우리나라 대학 전체가 학령인구 감소로 엄청난 위기에 봉착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앞으로 대학을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재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대학들이 최근 수백억원을 들인 대규모 시설 투자와 과감한 환경 개선 등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긍정적이다. 강원대는 230억원을 투입해 춘천캠퍼스에 미래도서관을 신축한다.
또 강릉원주대는 원주캠퍼스에 올해부터 총 사업비 117억원을 투입해 복합 체육관을 건립기로 했다. 가톨릭관동대는 10억원을 들여 의료융합대 실험실습실 리모델링과 기자재를 구입할 예정이다. 약대 유치전에 나서고 있는 한림대와 상지대도 수십억원을 들여 단과대 내부 리모델링과 기숙사 신축, 학생 복지시설들을 잇따라 개선하고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도내 대학들의 이러한 조치들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다.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상시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줄여 나가야 한다. 앞으로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수를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속출할 것임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대학의 상시 구조조정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사회의 인력수급 상황은 또 어떤가. 대졸자들의 실업난은 심각하다. 10명 중 절반이 취업을 하지 못한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이 시대에 '청년'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아픔이자 상처다. 20~30대 젊은이들이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 세대'를 거쳐 집과 경력에 희망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칠포 세대'를 자처하고 있다. 청년 당사자들의 고통은 얼마나 클지 안타깝고 참담하다. 청년실업은 그 폐해가 개인에 그치지 않고 국가 명운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고학력자가 많은 우리나라는 실업으로 인한 상실감이 커져 사회 분위기를 암울하게 만들고 습득한 지식을 직업으로 연결하지 못하면 인적 자본이 손실돼 국가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대학은 이러한 현실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프로그램도 마련해 나가야 하는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다.
대학은 그렇다고 일방적인 정원 감축과 같은 구조조정이 곧바로 대학의 경쟁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경영의 혁신과 교육의 질적인 변화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지금의 양적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위기를 모면하는 임시 처방에 불과할 뿐이다. 이제 대학의 구조개혁에 대한 관점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구조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학이 고등교육기관으로서 기능과 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고 혁신역량을 기르는 것이다. 대학이 스스로 혁신하기보다 정부 사업을 따내기 위해 피동적으로 구조조정하는 것도 문제다. 대학가에서는 새로운 사업이 추가될 때마다 학과의 명칭이 수시로 바뀌고 교육과정은 점차 누더기가 돼 간다는 우려가 많다.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하는 대학이 살아남는 시대가 도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