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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베트남 DMZ관광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박병직 한국관광공사 교수 통일교육위원

도내 DMZ거점도시 풍부한 콘텐츠 장점 다양한 시도 필요해

베트남이 관광국가로 급부상했다. 이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박항서 축구 감독의 열풍에 의한 거품이 아니라 준비된 관광정책 때문이다. 베트남 중부 최대의 상업도시인 다낭 인근 해발 1,487m 바나산 정상에 초대형 테마파크를 짓고, 매력적인 호이안 야시장 운영으로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2018년 베트남의 인바운드 관광객은 약 1,560만명으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필자는 올 3월 DMZ 전문가들과 함께 베트남 북위 17도 DMZ투어에 참가했다. 베트남에도 DMZ가 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를 끌었다. 베트남은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식민통치에서 해방됐으나 1954년 7월 제네바 협정에 의해 남북으로 분단됐다. 베트남의 DMZ는 1975년 4월 북베트남에 의해 무력 흡수 통일되기까지 20여년간 존재했던 곳이다. 베트남의 DMZ는 북위 17도선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각각 5㎞이며 동서 길이가 약 50㎞로 한국보다 5분의 1 정도 짧다.

베트남 DMZ는 아시안 하이웨이(AH) 1번 국도를 통과하는 중부지역의 '동하'시에 위치하고 있다. 이 도시를 관통하는 '벤하이'강을 경계로 길이 178m, 폭 4m의 히엔르엉 다리가 있는데 다리 중간의 흰색을 경계로 북쪽은 파란색, 남쪽은 노란색으로 표시돼 있다. 분단 후 군사분계선에 의해 통로가 막혔던 베트남은 통일 후 자유로운 이동 공간으로 변모했다.

베트남 정부는 DMZ를 관광상품화해 관광객에게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너는 생생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북동쪽으로 10㎞ 떨어진 곳에 빈목터널이 있는데 이 터널은 베트남 전쟁당시 미군의 폭격을 피해 땅을 파서 만든 일종의 지하 방공호인 땅굴이다. 지하 20m에 3층까지 파 내려간 13개의 지하 땅굴은 당시 전쟁의 참상을 직접 느낄 수 있다.

베트남 DMZ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는데 베트남 DMZ관광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 정부는 DMZ와 땅굴을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평화관광 자원화'했다. 베트남 DMZ에서 남쪽으로 2시간 떨어져 있는 베트남 마지막 응우옌 왕조가 통치했던 평화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후에'시가 있다. 이 도시의 관광사업체에서는 DMZ명칭의 호텔, 유스 호스텔, 카페, 레스토랑, 관광안내센터 등을 운영하며 DMZ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한국도 DMZ 거점도시에 이러한 브랜드를 활용하면 DMZ 관광객 유치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와 민간 차원의 DMZ학술회의 개최, 다양한 DMZ관광상품 개발과 청소년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상호 방문 프로그램도 시행해 볼 만하다. 강원도는 DMZ와 관련한 풍부한 매력과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또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의 DMZ 벨트와 동해안 벨트가 접목되는 삼각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DMZ평화의길 조성을 통해 관광객에 개방토록 한 것은 매우 잘한 정책이다. 범국민적인 'DMZ평화의길 띠잇기' 행사는 DMZ환경관광벨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이 베트남과의 DMZ 관광교류와 '살아있는' DMZ관광정책을 통해 한반도 평화관광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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