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원포럼]치유의 숲에서 건강을 찾다

안승일 가톨릭관동대 산림치유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3만 달러 시대의 경제적 여유와 주 5일 근무제의 정착으로 시간적 여유로움, 그리고 이른바 '기대수명 100세 시대'를 맞이했다.

오래 사는 시대가 됐다는 점은 누구나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경우 노후의 삶은 연장됐지만 건강한 삶은 그만큼 연장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전체 평균수명에서 질병이나 부상으로 고통받는 기간을 제외한 건강한 삶의 기간을 흔히 건강수명이라는 개념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기대수명은 평균 82.4세인 반면 유병기간을 제외한 건강수명은 64.9세로 건강수명과 평균수명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건강수명이 평균수명의 78.8%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평균 91.7%로 나타나 우리나라의 건강수명이 선진국가들에 비해 많이 짧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길어진 노후를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 주목받는 것이 숲에서 건강을 찾는 것이다. 성인 남녀의 53%에 해당하는 1,800만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제는 숲이 단순한 휴식 차원을 넘어 치유의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증거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2007년 경기도 양평 산음 치유의 숲 조성을 시작으로 2009년도에 장성과 청태산 치유의 숲 등 현재 국유림 4개소와 공유림 9개소 등 총 14개소가 운영 중에 있으며, 전국적으로 33개소의 치유의 숲이 조성 중에 있다.

그러나 치유의 숲 조성을 시작한지 10여년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치유의 숲이 어디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부족하고 산림치유 분야에 투자되는 예산도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치유의 숲에 과학적이고 전문성 높은 양질의 서비스 제공 체계를 마련하고 확대해야겠다.

첫째, '전문 치유의 숲'과 '마을단위 치유의 숲'으로 구분해 '전문 치유의 숲'에서는 현재와 같은 기능으로 전문성 있게 조성하고 '마을단위 치유의 숲'은 규모를 적게 해 조성에 용이하게 하는 한편, 치유 프로그램도 전 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전국 마을단위별로 조성해야 한다.

둘째, 산림환경의 효능에 대해서는 질병예방, 만성질환 등이 과학적으로 증명됐으므로 산림치유 분야에서 부족한 예산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예산(2017년도 약 9조원)에 질병예방을 위한 산림치유서비스 예산으로 반영, 치유의 숲을 확대해야겠다.

셋째, 현재 산림경영에 있어 국유림과 민유림으로 구분해 관리·운영하고 있어 예산과 인력을 낭비하고 있다. 특히 소유별로 산림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기 때문에 국유림에서의 치유의 숲 등 산림휴양시설을 조성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효율적인 산지관리를 위해서는 국유림과 민유림을 통합 운영 관리할 수 있는 통합 조직을 지방자치단체 산하에 신설할 필요가 있다.

넷째, 산림의 보건환경기능을 의학, 한의학, 보건학 등 학제 간 공동연구를 통해 통합학문으로서의 발전이 필요하다.

인간이면 누구나 건강하고 즐겁게 살기를 원한다. 최근에는 건강관리를 위해 숲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도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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