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시장 파급영향
면밀한 진단과 함께
고용체계 재설계해야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공유경제가 강원도에도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도를 방문한 관광객 중 숙박공유 플랫폼을 이용한 인원이 20만여명으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주요 역과 버스터미널 주변엔 차량공유존이 운영되고 있고 승차공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자전거, 사무실, 주차장, 배송 등 다양한 공유사업이 시도되고 있어 머지않아 강원도도 그 영향을 받을 것이다.
공유경제에 대한 논란이 무성하지만 장기적으론 불가피한 흐름으로 보인다. 이는 무엇보다도 공유경제가 값싸고 다양한 수요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유경제 영역이 자금조달과 생산장비까지 확대되면 신규 사업자의 진입장벽이 낮아져 경제활력이 커지고 기존 산업은 경쟁압력에 직면해 혁신이 불가피하다.
또한 공유경제는 빅데이터 활용,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과도 밀접히 연관돼 있다. 따라서 공유경제 흐름에 뒤처질 경우 자칫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낮아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강원도의 입장에서는 주력산업인 관광부문에서 공유경제를 활용한 잠재적 발전 가능성이 높다.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면 부족한 지선 교통망과 숙박여건이 한층 개선될 것이다. 또한 유휴자원 활용에 따른 투자비용 감소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여행상품을 수월하게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신흥국의 중저가 선호 여행객과 체험형 개인 관광객을 보다 많이 유인할 수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공유 플랫폼 이용자들은 남들이 잘 찾지 않는 곳으로의 여행과 지역의 고유문화를 즐기려는 성향을 갖고 있으며,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 활동이 활발하다고 한다. 따라서 공유경제가 활성화되면 새로운 여행지가 자연스레 개발되고 자발적인 광고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공유경제는 기존의 틀을 바꾸는 변화로서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 기회가 위기로 바뀔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공유경제가 확대되면 파트타임과 같은 고용의 질이 낮은 일자리 비중은 높아지는 반면 고용의 질이 양호한 노동수요는 고숙련자와 IT 활용이 능숙한 계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유휴자원 활용으로 자산보유자의 수익은 늘어나지만 임대료 상승 등으로 취약계층의 생활여건은 악화될 수 있다. 또한 공유 플랫폼으로 흘러가는 소득이 늘어나면서 역외자본 유출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공유경제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위치함에 따라 기존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혁신이라 할지라도 그 성과가 가계소득으로 연결되지 않아 소비가 늘어나지 않거나 투자심리가 위축되면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 따라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공유경제로 인한 효율성 개선 효과가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공유경제의 노동시장 파급영향에 대한 면밀한 진단과 함께 사회안전망 보완과 고용서비스 체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공유경제와의 경쟁에 직면한 기존 산업계는 고급화 등 차별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공유경제가 불가피한 흐름이라면 이를 막기 위해 에너지를 낭비하기보다는 선제적인 준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최대화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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